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의 베트남 법인인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의 2025년 합산 매출은 2359억원이다. 이는 2020년 1528억원 대비 54.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동남아 법인 전체 매출이 5356억원에서 7894억원으로 47.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성장 속도가 더 빨랐다. 지난해 동남아 매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29.9%로 최근 6년 중 가장 높았다.
주목할 대목은 수익성이다. 대상베트남 매출은 지난해 1773억원으로 전년(1555억원) 대비 14% 늘었고 영업이익은 36억원에서 68억원으로 8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3%에서 3.9%로 올랐다.
대상은 1994년 미원베트남을 설립해 MSG 사업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후 전분당과 가공식품으로 영역을 넓혔고 2016년 현지 육가공업체 득비엣푸드를 인수하며 냉장·냉동식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전환점은 2020년이다. 대상은 약 15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북부에 첫 상온식품 공장인 하이즈엉 공장을 준공하고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Ofood)를 론칭했다. 2024년에는 하이즈엉 공장과 대상득비엣 흥옌 공장에 총 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각각 40%, 두 배 이상 늘렸다. 하이즈엉에는 김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상온 간편식 제조라인을 새로 구축했다. 흥옌에는 김치 생산시설을 갖춰 현지 판매용 종가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초기 MSG·전분당 중심이던 베트남 투자의 무게중심이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가공식품으로 확됐다.
대상은 생산시설 확대와 함께 제품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그대로 가져가기보다 현지 식문화와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상품을 늘리는 방식이다. 대상 관계자는 "베트남 청년층의 서양식 수요를 겨냥해 스파게티 소스를 선보이고 현지인들이 아침식사로 즐기는 바인바오와 간식으로 소비하는 스프링롤에도 현지 특화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할 유통망도 구축했다. 대상에 따르면 오푸드 제품은 베트남 현대식 주요 유통채널의 98% 이상에 입점했고 재래식 유통망은 전국 34개 성·시를 아우른다. 현지 1위 유통사 윈커머스와 전략적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김은 현지 시장점유율 1위로 2위 브랜드와 격차가 30%포인트에 육박한다.
생산시설과 현지화 제품, 유통망을 동시에 확보한 구조는 최근 K푸드 수요 확대를 흡수할 기반이 되고 있다. 베트남은 대상의 동남아 전체 매출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데다 최근 6년간 동남아 전체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룹의 동남아 사업에서 중요성이 커졌다.
대상은 지난해 7894억원인 동남아 법인 합산 매출을 2030년 1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과는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현지 소비자와 식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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