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찾은 서울 강남구 bhc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역점. 강남역 거리를 걷다 50m쯤 앞에서 시선이 멈췄다. 노란색 외벽으로 둘러싸인 3층 규모의 건물이 주변 상점 사이에서 눈에 들어왔다. 건물 전면에는 대형 bhc 로고와 'THE ONE AND ONLY BHC CHICKEN'(유일무이한 BHC 치킨) 문구를 내걸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층마다 분위기가 달랐다. 오후 2~3시쯤 2층 테이블 곳곳에는 식사와 간식을 즐기는 고객들이 있었다. 3층은 은은한 조명 아래 블랙과 우드 소재를 중심으로 꾸며져 1·2층과 다른 분위기를 냈다. 대형 스크린 2개에서는 농구 경기가 나왔고, 입구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셔플보드와 게임 방법을 적은 안내판이 마련돼 있었다.
bhc는 한 건물 안에서 시간대와 방문 목적에 따라 공간의 성격을 달리했다. 층별로 메뉴를 제한하지 않고 어느 층에서든 메뉴를 주문할 수 있도록 하되 1층은 빠른 주문과 포장, 2층은 캐주얼 다이닝, 3층은 K푸드와 주류를 곁들인 체류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크리스픽은 순살·윙·다리 등 원하는 부위를 고른 후 오리지널이나 콰삭 튀김 스타일, 사이즈, 시즈닝과 소스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시즈닝과 소스는 각각 6종으로 구성했다. 염은미 bhc R&D센터장(이사)은 "가능한 조합이 3000개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치킨을 한 마리 단위로 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식사량에 맞춰 조각 단위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1인 식사를 겨냥한 박스 메뉴 역시 마련했다. '라이스 박스', '샐러드 박스', '크리스피 번 박스', '크리스피 버거 박스' 등 4종으로 치킨과 밥·샐러드·번·버거 등을 조합했다.
3층은 '픽 앤 모어'(PICK & MORE)를 콘셉트로 치킨과 K푸드, 주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치킨과 치즈볼, 뿌링감자, 크리스피 번 등을 함께 구성한 플래터 메뉴를 비롯해 국물떡볶이·얼큰 어묵탕·골뱅이무침·김치볶음밥·나가사키 짬뽕·먹태구이 등 K푸드와 안주 메뉴를 선보인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메뉴와 콘텐츠를 마련했다. 강남역을 찾은 외국인들이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어묵탕 등 한국 음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스포츠 중계와 셔플보드 등 머무를 수 있는 콘텐츠를 배치했다.
김효선 bhc 다이닝브랜드그룹 마케팅실 상무는 "강남역이나 삼성동 등에서는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며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치킨과 치킨 문화를 즐길 수 있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bhc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하는 데는 약 3년이 걸렸다. 전국 약 2200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만큼 새로운 메뉴와 매장 형태를 선보이면서 기존 가맹점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가맹점주들이 각자의 매장에서 좋은 매출을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며 "고객 니즈를 반영하면서 가맹점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메뉴와 콘셉트를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고 말했다.
bhc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역점은 새로운 메뉴와 서비스를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는다. 고객 반응과 운영 효율을 확인한 후 수요가 검증된 메뉴를 직영점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가맹점 확대 여부를 판단한다. 현재 일부 직영점에서 선보이고 있는 버거 메뉴가 대표적이다.
플래그십 스토어 자체의 확대 역시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2호점 입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주요 상권을 후보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도 약 50개 지역에 진출한 만큼 현지 파트너를 통한 플래그십 형태의 사업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bhc가 강남역에서 시험하는 것은 매장 하나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저녁에 한 마리를 배달해 여럿이 나눠 먹는 방식에서 벗어나 점심에는 한 끼 식사로, 오후에는 간식으로, 저녁에는 주류와 함께 즐기는 외식 메뉴로 치킨의 소비 시간을 넓힐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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