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경기의 회복이 지난 한해 동안 금융시장과 소비심리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 경제의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주택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그것이 꺼지는 과정에서 이번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했던 미 주택가격은 2006년에는 거품이 발생할 정도로 크게 상승했다. 저금리와 더불어 이러한 집값 상승은 미국 가계가 소비를 늘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과소비로 가계의 부채는 날로 높아졌다. 여기다가 2006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국 가계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70%를 차지한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소비가 줄어들고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이런 과정에서 수많은 금융회사와 기업이 파산상태에 이른 것이다. 미국은 아직도 세계경제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기에 미국의 금융위기는 글로벌 위기로 확산된 것이다.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됏던 미국의 주택경기가 지난해 5월 이후 안정되기 시작했다. 주택가격이 10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특히 기존주택 매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주택경기가 회복되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산업생산과 소비 등 대부분의 거시경제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경기가 좋아진 이유를 우선 낮은 금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준금리를 영(0) 수준으로 내리는 등 초저금리 정책과 정부의 모기지 증권 직매입 등으로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낮은 모기지 금리와 더불어 주택가격 급락으로 가계의 주택구입능력도 크게 개선됐다. 여기다가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지난해 11월까지(올 4월까지 연장) 8000달러에 해당하는 세금을 공제해 주었는데, 이 역시 주택경기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주택 구매자의 30% 정도가 최초 구매자로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미리 집을 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주택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가에 있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을 할 정도로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모기지 금리가 여기서 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올해 1분기까지는 경제성장과 고용 등 거시경제가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다. 또한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미리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모기지 부실이 서브프라임에서 프라임 및 Alt-A로 확산되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대출받던 해에는 낮은 금리였으나 해가 갈수록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는 옵션 변동금리부 모기지도 주택가격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여기다가 주택담보물의 가치가 원리금을 밑도는 ‘언더워터'(Underwater)가 모기지 대출의 20%로 추정된다. 일부 차입자가 고의적으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1분기에 주택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매매도 줄어들면 비관론자들이 또 다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신규주택매매가 예상보다 훨씬 낮게 발표된 것이 그 조짐일 수 있다.

 

올 한해 금융시장과 경제를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미국 주택경기일 것이다. 앞으로 발표되는 주택관련 지표를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