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가 은행 경영까지 진출?'
 
삼양그룹의 친인척으로 자격 시비 논란이 일었던 김한 전 유클릭 회장이 3월19일 제10대 전북은행장에 공식 취임했다.
 
김 신임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어떠한 사심도 없이 오로지 전북은행의 항구적 안정을 수호하고, 전북은행의 원대한 발전을 위한 열정과 일념으로 투명한 경영을 펼쳐 나가겠다"고 주변의 의구심을 일축했다. 그러나 세간에선 삼양그룹이 은행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행장은 삼양사 창업주의 차남인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외아들. 김윤 삼양사 회장, 김량 삼양사 식품부문 사장 겸 삼양제넥스 사장, 김원 삼양사 사장, 김정 삼양제넥스 부사장과는 사촌지간이다.
 
김 행장은 그동안 삼양그룹 경영과는 일정 거리를 유지해왔지만, 김 행장이 직전까지 회장을 맡았던 유클릭의 최대주주가 삼양사라는 점에서 전혀 무관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또한 공교롭게도 전북은행의 최대주주가 바로 삼양사다.
 
따라서 김 행장의 취임은 대주주가 은행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지방은행의 관례를 깨는 이례적인 사례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삼양사에 근무한 적도, 또 삼양사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 적도 없다"며 "단순히 호적에 관련된 일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금융권에선 '증권통'으로 불리는 김 행장의 공격적인 행보도 눈길을 끈다.
 
1989년 대신증권 IB담당 이사로 금융권과 처음 인연을 맺은 김 행장은 메리츠증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취임 직후부터 증권업의 근간인 '수수료 비즈니스' 카드를 꺼내들고 공격적 경영을 시사했다.
 
그 발판으로 서울 등 수도권을 우선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북은행의 서울지역 지점은 단 1곳.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서울지역에 6개의 지점을 뒀지만 현재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만 지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행장은 "전북지역을 거점으로 하되 우리 지역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역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 등 주요 거점지역에 대한 영업망을 적극 확보해 영업기반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가 제시한 비전은 '우리의 체질에 적합한 가장 편리한 은행(The Most Convenient Bank in Korea)'. 그간 규모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경영효율성을 자랑해온 전북은행의 외형 확대를 통한 새로운 도전이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