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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공지능(AI)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면서 박윤영 대표의 AI 전략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쟁 통신사들이 AI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명확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임 대표 시절 야심 차게 밀어붙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 협력이 도리어 발목을 잡은 상황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배순민 전 AI 퓨처랩장(상무)은 최근 삼성SDS의 로봇 담당 사업(RX·Robot Transformation)팀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당 조직은 피지컬 AI를 도맡아 삼성SDS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KT 재직 시절 소버린 AI '믿:음'을 개발할 만큼 AI 전략의 핵심 인물이었다.
KT는 박윤영 대표가 정식 취임한 이후 AI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기술혁신부문(CTO)에서 AI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4개 랩실을 AX미래기술원 산하 3개 랩실로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수년 동안 AI를 이끌던 배순민 상무는 퇴사했다.
AI 인재들의 이탈은 이전부터 시작됐다. '믿:음' 개발을 함께 주도했던 신동훈 전 최고 AI책임자(CAIO)가 엔씨AI로 복귀한 데 이어 오승필 전 기술혁신부문장(CTO·부사장), 유서봉 전 AX사업본부장, 윤경아 전 에이전틱AI랩장 등 AI 사업 담당 주요 인력들은 회사를 떠났다.
KT는 김준석 에이전틱AI랩장, 임지희 KT AX미래기술원 A-서치담당 등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이전부터 AI 사업을 책임진 인사들이 대다수 빠진 가운데 박윤영 대표가 어떤 차별화된 AI 전략을 추진할 것인지 의문시된다는 평가다.
AI 추진 동력이 저하된 것도 우려스럽다. 지난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 예선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소속 컨소시엄에서 독파모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 AI 핵심 인사의 이탈도 주요 AI 기업들에겐 없는 낯선 모습이다. 독파모에서 고배를 마신 네이버마저 AI 경영진의 퇴사는 없다.
공들여 개발한 '믿:음'은 여전히 사업화 윤곽이 불투명하다. KT는 지난해 '믿:음 2.0'을 전격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국내 AI 생태계 확대를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도 과제로 꼽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략을 적극 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KT 청사진은 상대적으로 모호하다는 비판이다.
MS와의 AI·클라우드 협력 문제도 조속히 정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이 없는 실정이다. 불공정 계약 논란, 데이터 주권 훼손 논란 등이 일고 있어 혼란이 이어진다.
전직 IT업계 관계자는 "KT의 AI 청사진을 신뢰하는 업계 전문가들이 없어지고 있다"며 "거버넌스가 불안정해 장기 전략을 추진하기도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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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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