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7일 저녁 7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영업 끝났습니다’라는 현수막까지 내걸린 서울 강남구 강남역 SK텔레콤 강남지점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직장인들은 물론 머리 희끗희끗한 할아버지와 앞 자리에 자리를 잡고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하는 적극적인 아줌마도 눈에 띈다. “과장님, 이리로 오세요~” 등의 대화가 오가는 것을 보니 직장 동료들과 함께 참석한 경우도 꽤 여럿인 모양이다.
‘T스마트폰 스쿨’은 가장 쉬운 스마트폰 교육을 목표로 SK텔레콤에서 일반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마련한 스마트폰 강좌다. 지난 4월6일부터 서울, 부산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90분 가량 강의가 진행된다.
스마트폰 스쿨? 일반 휴대폰보다 부쩍 어려워진 사용법에 곤혹스러워하는 직장인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학교가 등장했다. 이곳에서는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스마트폰 스쿨에 직접 참가해 보았다.
♦용어 설명부터 앱 활용까지, 초급자에게 딱!
“퇴근시간인데 다들 술 약속도 뿌리치고 이곳에서 강의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렁찬 목소리의 강사가 환영 인사로 본격적인 강의 시작을 알린다. 둘러보니 참석자는 13명 정도. 황금 저녁 시간대를 반납하고, 스마트폰 강좌에 참석한 수강생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강의에 꽤 적극적인 모습이다.
SK텔레콤 측에서 미리 준비해 놓은 화면에 스마트폰과 관련한 뉴스 영상이 뜨고, ‘스마트폰이란?’ 글자가 크게 박힌다. 초급과정 교육인 만큼 이날은 ‘스마트폰’의 개념을 비롯해 ‘OS’ ‘애플리케이션’ 등 스마트폰 관련 용어부터 짚어준다.
‘프로그램이 실행하도록 해주는 운영 체제’를 일컫는 OS 관련 설명에서는 MAC, 윈도모바일,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OS를 예로 보여준다.
“저 안드로이드 로봇은 가슴에 T자가 새겨진 것 말고, SKT와 KT가 똑같은가요?”
“네, 팔 중간에 주름진 것까지 똑같습니다. 안드로이드는 통신사의 브랜드가 아니라 설명드린대로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의 마스코트이기 때문에 똑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KT에서도 안드로원이라고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수강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을 쏟아 낸다. Wi-fi 망을 설명할 땐 속도나 네트워크 망과 관련된 꽤 전문적인 질문도 적지 않다. 기본적인 용어 설명이 끝나고 실습용 안드로이드 폰을 나눠준다. 참석자 중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0명.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 미리 경험해보기 위해 참석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강사가 스마트폰 버튼별로 기능을 알려주고, 전원을 켜고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부터 본격적인 실습이 시작된다.
터치폰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은 금방금방 폰을 만지작거리며, 강사의 설명보다 먼저 전화벨이 울리곤 한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뜻대로 폰이 작동되지 않는 듯, 손을 들어 보조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실습에 참가하는 모습이다.
“전화를 걸었다가 끌 땐, 빨간색 종료 버튼 보이시죠. 이걸 꼭 꺼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바로 집 모양 버튼을 누르면 전화가 계속 가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전화비 때문에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강사의 설명에 수강생들은 “아~”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참석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안대리의 하루’라는 자료화면을 통해 상황별로 앱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를 알려준다. 특히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참나~” “허허” 등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무료 앱을 다운로드 받고, 강사가 안내하는 앱에 들어가 ‘기타를 쳐서 소리를 내거나’ ‘꿈 풀이를 해보고’ ‘버스 노선을 검색’해 보는 등 실습을 하느라 참가자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실내에서 강좌가 진행된 탓에 GPS가 잡히지 않아 버스노선 앱을 활용하는 데 실패하자, “그럼 스마트폰 사용할 때도 GPS가 잡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되나요? 3G통신 이라든지 이용해서 비슷하게라도 위치를 잡아주는 게 안되나 보죠?” 등의 날카로운 지적이 금세 날아온다.
♦미리 써보는 스마트폰 "나도 할 수 있겠는데요"
1시간30분 동안의 강의가 끝나고서도 참가자들은 보조강사들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느라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면서 궁금한 점을 바로바로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백용호(58)씨는 “꽃배달114라는 인터넷 업체를 운영하는데, 이 사업을 하려면 스마트폰도 활용할 게 많을 것 같아 왔다”며 강의가 끝난 후에도 꽤 오랫동안 보조 강사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답을 듣는 모습이었다.
백씨는 “그 동안 막연하게 인터넷으로만 보던 게, 여기서 갈증이 풀리니 속시원하다”며 “강의를 못 알아들을 까봐 걱정했는데 보조강사가 도와주고 직접 해보니 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강의를 신청했다는 김보민(26) 씨는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에 더 관심이 많다”며 “지금 타 통신사를 쓰고 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고 옮겨볼까, 싶어서 강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에서 강의를 재미있고 쉽게 진행하려고 노력한 게 보인다. 다만 젊은 세대의 경우 인터넷에서 기본적인 정보는 다 알고 있는데 강의가 초급 코스여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며 "앞으로 중급-고급 과정이 또 있다고 하니 한번 더 들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강의를 맡은 임호빈 강사는 “처음 강의를 기획할 때는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했는데 실제 신청자들의 연령대가 너무 다양해서 놀랐다”며 “최대 20명을 강의 인원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주중에는 15명 정도, 주말에는 20명 꽉꽉 채워 강의가 진행될 때가 많다”고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의 T스마트폰 스쿨은 주중에 2회(화•수 19:00~20:30), 주말에 1회(일 14:00~15:30) 로 진행되고 있다.
김선중 SK텔레콤 영업본부장은 “컴퓨터만큼 다양해진 스마트폰 기능이 오히려 이용자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에 대한 강좌, 중급•고급사용자를 위한 강좌 등을 추가로 개설해 교육 선택폭을 넓히고, 대학이나 기업 등 요청 기관에 방문하여 맞춤형 교육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T스마트폰 스쿨은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T스마트폰 스쿨 홈페이지(tschool.tworld.co.kr)에서 원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해 선착순으로 참여 신청한다. 전 과정이 별도 참가비 없이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