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나무 새총을 만들어 노는 아이들이 없지만 50대 전후 나이라면 새총을 직접 만들어 참새를 잡는다며 논두렁이나 숲을 헤맨 기억이 아련할 것이다.
Y자형 나무 가지 양 끝에 작은 홈을 파 고무줄을 감은 뒤 20~30cm 길이로 맞추고 가죽이나 헝겊 조각으로 연결하면 새총이 완성된다. 가죽이나 헝겊 조각에 작은 돌멩이를 얹어 뒤로 당겼다 놓으면 제법 방향과 거리를 유지하며 목표물을 맞힐 수 있다. 기억으로는 10m 안팎의 거리에서 참새를 잡았던 것 같다.
이때 만약 새총을 잡은 손이 좌우상하 또는 전후로 움직인다고 가정해보자. 방향성을 잃을 것은 물론이고 고무줄 시위에서 날아간 돌멩이의 속도와 힘이 감속돼 가까운 거리의 목표물을 맞히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새총이지만 발사된 돌멩이가 힘 있게 곧바로 날아가는 것은 새총의 Y자형 몸체가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게 제자리에서 버텨주기 때문이다.
활도 마찬가지다. 활을 잡고 있는 손이 견고하게 활을 지지해주지 못하고 시위를 당길 때 뒤로 딸려오거나 시위를 놓을 때 목표물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방향이나 거리 모두 어긋나고 말 것이다. 새총과 마찬가지로 활을 들고 있는 손이 시위를 놓는 순간 꼼짝하지 않고 견고하게 활을 지지할 수 있어야 방향과 거리가 보장되는 것이다.
방향과 거리를 생명으로 하는 골프에서도 이 원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어드레스-백스윙-다운스윙-팔로우스윙을 거치는 스윙의 전 과정에서 우리 몸 중에서 어느 한 부분이 활이나 Y자형 새총처럼 견고한 지지대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방향성과 거리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신체조건이나 스윙의 형태에 따라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골프스윙에서 지지대 역할을 하는 부분은 왼쪽 다리와 머리라고 할 수 있다.
골프스윙에서 팔과 엉덩이 허리 어깨는 팽팽한 시위 역할을 한다. 많이 꼬일수록 회전력이 극대화돼 강한 반발력을 만들어 클럽헤드의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클럽헤드는 활의 화살이나 새총의 돌멩이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많은 골퍼들이 균형 잡힌 회전운동에 의한 스윙으로 볼을 날려 보내지 못하고 팔과 어깨를 중심으로 한 힘으로 볼을 가격하려고 하는 바람에 방향과 거리 모두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프로선수들이 철칙으로 지키는 것 두가지를 꼽으라면 왼쪽 다리로 견고한 벽을 만드는 일과 스윙이 진행 중일 때 철저하게 머리를 몸의 중심에 붙잡아 둔다는 것이다.
유명 선수들의 스윙 비디오를 보면 이미 클럽헤드가 볼을 맞히고 목표방향으로 꽤 진행됐는데도 머리는 여전히 볼이 놓여 있던 지점에서 앞으로 쏠리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 왼쪽 다리와 머리가 바로 새총이나 활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윙을 하면 모든 신체 부분이 가만있지 못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결정적인 순간, 즉 클럽헤드가 볼을 맞히는 순간만은 왼쪽 다리와 머리가 지지대 역할을 해 볼에 힘과 방향성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무턱대고 연습할 게 아니라 새총이나 활의 원리를 염두에 두고 내 몸의 지지대를 확실히 만들어줄 수 있다면 골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