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의 새로운 세단 G25의 홈페이지를 찾아가보면 세 명의 셀러리우먼의 이야기가 있다. 치과의사, M&A 컨설턴트, 요가센터 대표는 각각 G25의 매력을 차분히 설명한다.


치과의사는 부드러운 퍼포먼스에, M&A 컨설턴트는 합리적인 드라이빙에, 요가센터 대표는 볼륨감 있는 디자인에 만족감을 드러낸다. 기자가 시승 전까지 G25를 여성스런 차로 인식하게 된 배경이다.

실제 G25를 경험하고 난 뒤 느낌은 얕봤다가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여성성보다는 오히려 강인한 매력이 드러나서다. 그동안 닛산은 인피니티 브랜드 라인업을 고배기량의 차량으로 통일시켰다. 중형 세단인 G시리즈를 비롯해 대형에 해당하는 M시리즈, SUV 및 RV 모델인 EX, FX, QX 이전까지 모델이 3000cc 이상으로 라인업이 짜여졌다.


특히 고배기량으로 짜여진 G시리즈는 수입차 시장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다. G35 세단은 23개월 연속으로 월별 베스트셀링 모델 톱10에 올랐고 뒤를 이어 G37이 16개월 연속으로 인기를 이었다.

그런 인피니티가 전략을 수정했다. 3000cc 미만의 차로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그 모델이 G25다. 셀러리우먼을 겨냥한 차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힘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던 인피니티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여전히 남성성이 묻어나는 이유다. 경춘고속도로와 서울 도심 주행을 통해 8월 새롭게 출시한 뉴 인피니티 G25 럭셔리 모델의 여성성과 남성성을 살펴봤다.



 
◆고급스러운 내·외부

G25의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는 G37의 외관과 거의 흡사하다. 볼록해 보이는 보닛과 헤드램프 주변을 비롯해 전면이 강조되는 바디라인은 마치 잘 갖춰진 슈트를 입은 몸매 좋은 남성을 연상케 한다.

후면 디자인은 L자형 LED 후미등에서 G시리즈의 패밀리룩을 확인할 수 있다. 스포티한 느낌의 듀얼머플러와 깔끔한 트렁크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인테리어도 외관만큼이나 깔끔하다. 한 눈에도 고급 소재의 가죽 시트와 시인성이 좋은 계기판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풍긴다. 넉넉한 암레스트가 운전 중 여러모로 요긴하다. 시트는 스포츠카처럼 운전자의 몸을 감싸주도록 설계됐다. 

리뉴얼된 차량이긴 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센터페시아 중앙에 아날로그 시계가 박혀있는 디자인을 고수한 점은 아쉬웠다. 슈트 입은 남성이 깔끔한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모습으로 위안을 삼을 만하다. 

◆성능, G37 못지않아

처음 잡는 스티어링 휠은 생각만큼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여성 운전자에게 맡겨 봤더니 역시나 "핸들 조작이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작은 회전반경에 닥쳤을 때 전 후진을 한번 더 해야 하는 수고가 곁들여졌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특히 고속에서는 단단한 핸들링이 주행의 안정감을 더했다. 

주행은 든든하다.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kg.m/4800rpm의 2.5리터 V6 VQ25HR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힘이 기대 이상으로 다가온다. 자동차에 전문 지식이 있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G37(최고출력 330마력, 최대 토크 36.8kg.m/5200rpm)의 동력성능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듯 하다. 하지만 초반 가속력은 G37에 비해 둔탁한 반응을 보였다.

핸들링이나 동력성능이 여전히 남성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7단 자동변속기와 4.78의 기어비는 여성성을 내포하고 있다. 높은 기어비를 바탕으로 변속 구간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때문에 차량이 주행하면서 가지는 운동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억지로 달리지 않고 물 흐르듯 편안하게 유람을 하는 기분까지 든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연비 운전을 해봤더니 10.5km/L가 나왔다. 공인 연비 11km/L에 얼추 접근하는 수준이다. 고속도로와 도심 주행 거리 비율를 약 7대3으로 했을 때 8.6km/L가 나왔다.

◆안전 사양 가득, 가격 경쟁력도

인피니티의 안전 철학인 ‘세이프티 쉴드(Safety Shield)’는 G25에도 적용됐다. 차량이 돌아가는 것을 예방하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 미끄러지는 현상을 제어해주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바퀴에 가해지는 무게에 따라 제동력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전자식 제동력 분배(EBD) 등의 첨단 장치가 안전의 주요 요소다.

조향 핸들의 각도, 차량의 기울기에 따라 전조등의 방향을 조절해 운전 시야를 넓혀주는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AFS, Adaptive Front Lighting System)과 긴급한 상황에서도 조향 컨트롤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4륜 안티락 브레이킹 시스템(ABS, Anti-lock Braking System)도 필수 사양이다.

바디 구조는 강철을 이용한 존(Zone) 형태다. 여기에 충격의 강도와 시트 벨트 착용 여부에 따라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의 팽창 속도를 조절하는 어드밴스드 에어백 시스템(AABS)과 후방 추돌 시 경추 보호를 위한 액티브 헤드레스트도 적용됐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감성적 기능도 있다. 액세서리나 가방, 손톱에 의해 발생하는 가벼운 스크래치가 스스로 복구되는 ‘스크래치 쉴드 페인트’는 새 차 마인드를 보다 길게 가져가도록 도와준다. 10인치 우퍼와 전면 도어에 배치된 3개의 스피커를 포함, 모두 10개의 스피커는 생생한 음향을 전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격은 프리미엄 모델이 4390만원, 럭셔리 모델이 4590만원. 경쟁 차종인 벤츠 C클래스나 BMW 3시리즈, 아우디 A4의 배기량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