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화려한 개막식을 준비하며 영국 런던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정작 유럽의 재정위기 속에 치러지는 런던올림픽에 대한 주변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다. 영국이 가져갈 경제적 실익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올림픽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스포츠행사라는 점에서 유로존 여파를 줄이고 영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적지 않다.
◆경제효과 9.2조원…GNI 상승 '기대'
"9조2000억원!"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비자유럽과 SQW컨설팅이 전망한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효과 규모다. 두 기업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총 51억파운드(약 9조2172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경제에 온 절호의 기회'라는 표현까지 쓴 이 보고서는 올림픽 기간에만 약 6억2100만파운드(약 1조14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 그 상승효과가 201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소비 효과에 초점을 맞춘 전망치로, 인프라와 건설 등의 효과는 빠졌지만 올림픽으로 인해 재화와 용역 창출효과가 11억4000만파운드, 국내 소득은 2억2900만파운드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올림픽기간 이후에도 상승효과는 계속돼 2015년까지 연간 1만79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올림픽으로 인한 효과는 전체 영국의 경제성장률 중 3.5%를 차지한다는 전망치도 내놨다.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도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약 6억파운드이며 개최권 확보 이후 110억파운드(약 20조원) 규모의 해외 투자자금이 런던으로 유입됐다"며 "이 과정에서 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설명했다.
런던올림픽이 경제적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은 국내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결과를 통해서도 추정할 수 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LA올림픽(1984년)의 경제효과는 14억달러, 서울올림픽(1988년)은 26억달러였다. 이어 열린 애틀랜타(1996년)와 시드니(2000년)올림픽 때도 각각 35억달러와 65억달러에 달해 개최시기상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효과는 자연스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통계청 자료에서도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국민총소득(GNI)이 23조4000억엔에 불과했지만 5년 뒤인 1969년에는 두배가 넘는 49조9000억엔으로 늘었다. 한국도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136조원이었던 GNI가 1993년에는 290조원으로 두배 넘게 증가한 사례가 있어 런던올림픽의 경제효과를 긍정적으로 볼 정황은 충분하다.
사진_뉴스1 박지혜 기자
◆개최 비용 3배 증가…GDP성장률 하락 '우려'
그러나 장밋빛 전망 만큼이나 영국경제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비관섞인 전망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우려의 시선은 올림픽 개최비용이 크게 늘어나 영국 국민의 세수 부담이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당초 런던올림픽 개최비용으로 50억달러(약 5조6600억원)를 예상했지만 7월초 현재는 이보다 3배 늘어난 150억달러(약 17조원) 규모로 커졌다. 최근 프랑스 총기사고 등 급격히 불안해진 유럽 내 치안을 고려한 안전·경비 자금이 3억달러(약 3400억원)로 늘어났고 화려한 개ㆍ폐막식을 위한 추가 예산도 고려한 분석이다.
실제 과거 올림픽 개최국들은 과도하게 늘린 예산으로 인해 경제적인 '후폭풍'에 시달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을 개최했던 그리스는 당초 올림픽 예산으로 16억달러(약 1조8100억원)을 책정했지만 정작 올림픽이 끝나고 확인한 결과, 당초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160억달러(약 18조1000억원)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치렀던 스페인 역시 개최 이후 61억달러(약 6조9000억원)의 빚이 남았다. 공교롭게 이후 두 나라는 유럽 재정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상황이다.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은 결국 올림픽 개최 직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악효과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다. 캐나다의 경우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으로 진 빚 15억달러를 2006년에서야 비로소 다 청산했고 스페인은 1.5%대의 GDP 성장률이 바르셀로나올림픽 직후 1년새 -1.0%로 돌아섰다. 3.5%대 성장률을 보였던 호주도 시드니올림픽 이후 1.5%대로 2%포인트 급락했다. 한국 역시 다르지 않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10%대에 육박했던 성장률은 불과 1년새 6%대로 뒷걸음질친 바 있다.
"한국기업, 스폰서 활동 한계 아쉬워" 길태민 티플러스 부대표 인터뷰
-런던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진단하면. ▶1988년 한국이나 2008년 중국처럼 개발도상국의 경우 재정적인 뒷받침만 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적자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큰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선진국 반열에 있는 영국과 '비즈니스 하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런던의 경우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많은 수혜를 입기란 어렵다고 본다. 개최지보다는 올림픽을 마케팅 이벤트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과거 올림픽에 비해 런던올림픽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는. ▶유럽의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개최되는 런던올림픽은 경제효과 창출의 상당부분을 민간부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올림픽의 상징탑인 '아르셀로 미탈 오비트'를 민간기업에 위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 어떤 올림픽 때보다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며, 결국 상업성이 크게 강조된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기업은 런던올림픽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보나. ▶삼성전자 외의 한국기업은 올림픽의 스폰서가 아니어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심지어 스폰서인 삼성전자조차도 TV가 아닌 모바일 분야의 스폰서여서 올림픽을 활용하는 TV 마케팅 활동에는 제약이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메인스폰서였던 KT보다 '붉은 악마'의 스폰서였던 SKT가 더 큰 효과를 봤듯 한국기업은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티플러스: 기업전문 경영컨설팅 회사. 기업내 경영전략, 기업진단, 성장전략 개발, 스포츠마케팅 등에 대한 자문서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