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게임의 규칙을 통해 생각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다소 인위적인 의도가 포함되어 있기 해도 자기개발이나 전문성 신장에 유익한 시사점을 제시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고스톱 규칙 가운데 9가지를 골라 인생과 자기개발 전략에 차용해보고자 한다.
 
◆비풍초똥팔삼의 원칙(포기와 버림 이론)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버려라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강점역량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약점역량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필요한 역량을 빌어다 쓰는 힘, 즉 차력(借力)이 뛰어나다. 인적 네트워킹을 구축해 내게 부족한 부분을 적절히 끌어다 쓰고, 강점역량은 분명히 부각시티는 것이 좋다. 즉 선택과 집중을 확실히 하자는 것이다.
 
선택이란 한편으로는 어느 한쪽의 포기를 의미하는데, 포기해야 할 것을 내던질 때에는 비풍초똥팔삼의 순서로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래야 나머지 화투장으로 판세를 이끌어나가는 전략이 구상된다. 모든 것을 움켜쥐고 모든 부문에서 승리하려는 전략을 수립한다면 곧 패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고스톱만 잘 쳐도 인생의 승자가 될 수 있다

 
◆449통을 피해라(GS-2 이론)
딜레마에 빠졌다면 어떤 스킬을 활용할지 전략적으로 고민하라

띠 5장을 따야 1점이 되는 4장만 땄으니 빵점, 십자리 5장을 따야 1점이 되는데 4장만 땄으니 역시 빵점, 피 10장이 1점인데 9장만 땄으니 빵점. 결과적으로 17장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1점이 안 되는, 근면성을 발휘했으나 결과적으로 장렬히 전사한 비운의 사례다. 그런데 옆 사람은 달랑 단 3장 따다놓고 17장을 딴 나를 제압한다. 고스톱에서 3점으로 스톱할 수 있는 사례는 많다. 고도리, 쿠사, 청단, 홍단 등. 결국 게임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작은 노력으로 스톱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한 사람이지 많은 화투장을 바닥에 화려하게 깔아 놓은 사람이 아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3가지 스킬을 조합해 주어진 딜레마적 상황을 탈출하고 목표달성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다.
 
◆광박(승부수 이론)
인생은 결국 힘 있는 놈이 이긴다

광이 결국 힘이라는 것을 깨우치도록 해 최소한 광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음을 가르친다. 만약 누군가 광으로 점수를 나고 내가 광 하나 없는 ‘박’으로 게임하게 진다면 상대에게 두배로 돈을 물어야 한다. 따라서 최소한 ‘박’은 면해야 게임에서 지더라도 큰 돈을 잃지 않는다. ‘박’을 면하려면 상대방이 ‘박’으로 승부를 보려는 의도가 보일 경우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박’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상황이 다가와도 자신 있게 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비밀병기 하나 정도는 숨겨두자. 평소에는 조용히 칼을 갈다가 결정적 순간에 광으로 승부를 걸듯이 칼을 뽑아들고 단칼에 승부수를 던지자. 승부수를 던지는 상황은 반드시 온다. 누구에게나 평생 3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그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서 승전보를 울려야 한다.
 
◆피박(낭패 이론)
쓸모없어 보이는 것도 다 쓰임새가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소홀하지 말자. 고스톱에서 피박을 면하려면 피 6장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12장의 피로 점수가 났을 때 내 피가 6장이 안 되면 배를 물어야 한다. 이는 평소 별 볼일 없고 하찮게 생각되던 것이라도 유사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임을 알려주는 힌트다.
 
탁월한 업무성과를 내는 사람은 하찮은 일이라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해서 성심성의껏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의미 없고 가치 없는 일은 이 세상에 없다. 길가에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업신여기다 낭패 볼 수 있다. 언젠가는 밑거름이 되고 도움이 되니 작고 보발 것 없는 일이라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쇼당(의사결정 이론)
상황판단을 제대로 해야 최소한 지지 않는다
 
살면서 양자택일의 기로에 섰을 때 현명한 판단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쇼당이란 영어로 showdown인데, 흔히 포커에서 가진 패를 다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A, B, C 세사람이 소스톱을 칠 경우 B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패를 내도 A나 C가 나게 돼 있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쉽게 패를 낼 수가 없어 쇼당을 붙이는 것이다. 이때 C가 다음에 칠 차례인데, 어느 패가 나오더라도 이길 자신 있으면 쇼당을 안 받습니다. 그러면 B는 A가 날 수 있는 패를 던집니다. 정말로 C가 난다면 나머지 두사람 A와 B는 돈을 내면 되고, C가 못 난 채 A가 난다면 C가 독박을 쓰는 것이다. 물론 이때 B는 돈을 안 내도 된다.
 
쇼당의 위기 또는 딜레마적 상황에 닥쳐왔을 때 주어진 판세를 읽고 자신에기 유리한 조건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현명한 의사결정 능력이 요구된다.
 
◆독박(무리수 이론)
무모한 모험이 실패하면 속이 뒤집힌다

고스톱에서 3점이 먼저 난 사람은 경기를 중단할 수도, 더 높은 점수에 도전할 수도 있다. 만약 더 높은 점수에 도전하다가 그 게임에서 지는 것이 독박이다. 물론 다른 사람이 진 몫까지 독박을 쓴 내가 모두 물어야 한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적정선에서 스톱을 외쳐야 지금까지의 점수로 돈을 딸 수 있는데 더 욕심을 내다가 딴 돈까지 모두 잃는 경우가 독박이다. 독박을 면하려면 이제까지 확보한 점수와 나머지 두사람의 판세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절대로 무리수를 쓰지 말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능력발휘를 하고 하산할 시점이 되면 과감하게 하산하자. 그것이 롱런할 수 있는 길이다. 내가 가진 능력 이상으로 욕심을 부려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보면 이제까지 쌓아놓은 공적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비운을 맛볼 수 있다.
 
◆고(상황판단 이론)
인생은 결국 승부, 도전정신과 배짱

독박을 면하는 길과 고를 외치는 길은 전혀 다른 양극단의 의사결정 상황이다. 고를 외치다가 독박을 쓰게 될 리스크가 존재할 수도 있고, 고를 외친다면 패망의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고를 할지 말지는 상대편 두사람이 따다놓은 패와 패의 조합을 읽고난 후 신중하게 내려야 한다.
 
따라서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승승장구할 때 계속 밀고나갈지 아니면 이 시점에서 잠시 스톱하고 멈출지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지향하는 목표점에 비추어 판단을 내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담한 승부사 기질이 필요하다.
 
고스톱만 잘 쳐도 인생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스톱(멈춤 이론)
안정된 투자정신과 신중한 판단력

미래의 위험을 내다볼 수 있는 예측력을 가르친다. 인생은 성장과 발전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장과 발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장과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멈춤이 중요하다.
 
멈춤은 게으름의 극치가 아니라 질적 도약을 위한 적극적 숨고르기다. 늘 반복되는 일이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낫게, 오늘보다는 내일을 지향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보듬고 가꾸기 위해서는 속도와 효율의 미신에 홀려서 목적지를 상실한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여정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금 여기서, 아무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나만의 독창적인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이를 근간으로 보다 멀리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멈춤의 지혜다. 멈춤은 소극적 회피나 게으름의 표시가 아니다.
 
◆나가리(인생무상 이론)
인생은 곧 허무임을 깨닫다

그 어려운 ‘노장사상’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이론이다. ‘나가리’는 일본어 ‘流(なが)’에서 온 말이다. 어떤 일이 무효가 되거나, 계획이 허사가 되어 중단되었을 때, 또는 서로의 약속을 깨고 없었던 일로 할 때 쓰는 말이다. 깨짐, 유산, 허사, 무효 등 우리말로 고쳐 써야 하지만 화투판에서 상용어화된 말이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전의 경험적 산물과 이룬 업적 또는 공적에 대해서 깨끗이 잊고 다음 일에 대한 준비를 되도록 빨리 착수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음에도 왜 나가리 상황이 발생했는지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해 다음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세다.
 
* 이 글은 유영만 교수의 저서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위너스북 펴냄) 中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