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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특히 주식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 등 글로벌경제의 불안정과 이에 따른 국내 내수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했고 거래량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증권업 역사상 최고의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들어 종합주가지수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증권업지수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증권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증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타개책은 없는 것일까.
지난 3월5일 NICE신용평가는 '격변의 증권업,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가졌다. 이날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한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위원과 이혁준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의 발표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자산관리 확대 통해 투자은행 기반 마련해야
-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2008년 이전에는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으나, 이후에는 그렇지 못했다. 이처럼 수익이 하락하는 이유는 위탁매매 부문이 정체되고 있어서다. 수수료 수익 중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대에서 최근 60%대로 하락했다.
위탁매매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주요인은 개인의 거래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거래회전율이 높은 개인의 거래대금 비중은 75%에서 64%로 크게 줄었다. 대신 기관의 위탁매매가 확대됐다. 이는 개인들이 ETF, 펀드 등 간접상품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앞으로도 기관화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투자은행업무를 보면 기업공개, 유상증자 및 회사채 등 인수시장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수익은 늘지 않고 있다. 시장이 확대된 이유가 건수가 늘어서라기보다는 대형기업의 IPO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건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결국 수수료경쟁이 과열됐다.
우리나라에서 IPO 수수료율은 3.1%로 미국의 7%에 비해 저렴하다. 그러나 간접비용(주가할인율)은 30.10%로 미국의 13.30%에 비해 높다. 즉 미국은 기업이 100억원의 주식을 상장할 경우 그 기업이 80억원을 받게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67억원만 받게 된다는 얘기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너무 많고, 증권사로서는 수수료가 너무 낮은 불합리한 구조가 형성돼 있어 투자은행 부문의 확장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IPO시장은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증권사 ▲기업가치에 대한 정보우위를 가진 증권사 등이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연구조사가 있다. 따라서 국내 증권사들도 적극적인 인수업무 및 역량강화를 통한 고수익 창출을 시도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또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는 추세다. 자산관리는 대중화된 금융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문서비스로 거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와는 다르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은 6700만원으로 전년대비 17.3%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자산은 4.2%밖에 늘지 못했다. 향후 고령화와 부동산시장 정체로 금융자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자산관리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자산관리는 투자은행보다도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 구축이 중요하다. 중소형사는 독립적인 자문형 서비스의 진화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증권업은 지속가능한 자본시장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산관리 부문은 투자은행 부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고, 투자은행 부문의 발전은 투자자 기반을 더욱 확대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의 질적 양산과 효율성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위탁매매업 중심의 수익구조로 전환해 개별 증권사별로 대형화 또는 전문성을 추구해야 한다.
◆ELS 증가, 증권사 총위험도 함께 늘려
- 이혁준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
2000년대 중반 이후 증권사의 수익성은 개선됐으나 수익구조상 수탁수수료 비중은 높아지는 등 영업의 질이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5개년 평균 기준 수탁수수료는 전체 수수료수익의 72.7%를 차지했다. 수탁수수료에 대한 높은 수익의존도는 시장대응력을 낮추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일평균거래대금은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증권사 수익성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6월에는 월중 일평균거래대금이 5조8000억원에 머물렀는데, 이는 전 고점 대비 48.7%가 급감한 수준이다. 금융환경 내 불확실성으로 야기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주식거래대금 규모가 단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기조하에 신규 수익원이 필요한 증권사와 고금리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 일치로 ELS 발행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증권사는 ELS 조달자금을 동일한 ELS 구입에 사용하거나 해당 기초자산 및 국공채 등을 직접 취득해 운용하게 된다.
CMA에 이어 ELS의 빠른 증가로 인해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의 자산운용 및 자금조달 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2012년 이후 ELS 중심의 조달 증가로 채권 중심의 연계자산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전반적으로 조달 운용규모의 빠른 증가속도는 증권업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유가증권, 특히 채권 보유금액의 확대는 총위험액도 함께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2008년 3월 말 대비 2012년 9월 말 전체 증권사의 유가증권 증가율은 129.7%이며, 동일 기간 총위험액은 81.3% 늘었다. 자산관리시장 규모 확대로 증권사의 채권운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위험액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직후 2조8000억원까지 감소했던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매입약정 규모도 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BCP는 차환 시 시장에서 조달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인수의무를 부담한다. ABCP의 증가는 신용경색 시 증권사의 유동자금이 고정화될 수 있는 등 유동성 관련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일평균거래대금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 유지될 경우 중소형사 및 소형사는 시간경과에 따른 자본구조의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거래대금이 회복된다하더라도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관리를 위해서는 유가증권 증가율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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