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에너지산업의 판도에 변화가 나타날 것인가. 전세계 에너지시장에 셰일가스 바람이 매섭다.

오랫동안 지하에서 방치돼 온 셰일가스는 최근 기술발달로 채산성 있는 채굴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가 미국을 중심으로 채굴이 시작되면서 달러의 부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셰일가스가 뭐길래…

셰일가스란 모래나 진흙이 쌓인 지하 퇴적암층인 셰일층에 존재하는 가스다. 셰일은 운반작용으로 생성되는 퇴적암 중 입자의 크기가 63㎛(마이크로미터)보다 작고, 층과 평행하게 벗겨지는 암석이다. 가장 흔한 퇴적암으로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메탄 70~90%, 에탄 5%, 콘덴세이트 5~25%의 비율로 구성돼 천연가스와 거의 동일한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셰일가스는 1800년대에 처음 발굴됐으나 기술적 제약 때문에 채굴이 어려웠다. 기존의 천연가스는 수직시추법으로 채굴이 가능하지만, 셰일가스는 천연가스보다 훨씬 깊은 곳에 매장돼 있고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분포돼 있어 채굴이 어려울 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아 채굴을 포기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혁신적인 채굴법인 프래킹 기술(수평시추/수압파쇄법)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채굴이 시작됐다. 수평시추/수압파쇄법은 셰일층에 수평으로 삽입한 시추관을 통해 모래, 화학약품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석에 균열을 일으키는 채굴방법으로, 암석의 균열부위로 가스가 스며들어 시추관을 통해 외부에서 포집한다. 1999년 미국 바넷셰일 지대에서 최초로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시추공 1개당 하루 물 1만톤, 모래 700톤가량이 소요되는데 다량의 물이 사용됨에 따라 환경문제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세계에 확인된 셰일가스의 매장량은 187.4조㎥로 전세계 인구가 59년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그러나 해당 매장량은 러시아, 중동지역 등을 제외한 3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대상 국가를 확대할 경우 잠재 매장량은 635조㎥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주요 에너지소비국인 선진국들은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고루 분포…채굴은 미국만 활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에너지원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부터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많은 국가들의 천연가스 확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천연가스 중에서 전통가스의 경우 중동과 러시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지역에 매장돼 있는 반면 셰일가스는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높은 중국, 북미, 유럽 등에 매장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까지 셰일가스는 미국을 중심으로만 채굴되고 있다. 셰일가스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음에도 미국에서만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한 이유는 미국 E&P기업 주도로 발달한 셰일가스 개발기법과 축적된 기술력을 미국이 갖추고 있어서다. 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2년 연두교서에서 "셰일가스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할 정도로 미국 정부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준하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셰일가스 채굴기술의 발달로 생산량이 급등해 미국은 2009년 이후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제1의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부상했다"며 "2035년에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술력과 함께 분포지도 미국만이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 중 하나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미국에 육박하지만 기술력이 부족하고 개발 초기단계이며, 유럽은 셰일가스 채굴지역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인구 밀집지역에 가깝다"며 "반면 미국의 셰일가스 매장지역은 루이지애나, 오하이오, 텍사스 등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분포해 있다"고 설명했다.


셰일가스 수혜주는?

이에 따라 셰일가스의 수혜주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적으로 대우조선해양,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 Pangea LNG를 통해 미국 남텍사스에서 셰일가스 수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 DOE(미국에너지국)로부터 FTA국가로의 수출 승인을 받았고, 향후 FTA 미체결국 수출 승인, 자금조달, 가스 판매계약 체결, 설비 발주 등 여러 과정이 남아있지만 계획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FLNG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어서 FLNG, LNG선 등 관련 설비들까지 수주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전력의 경우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다는 점에서 수혜주로 분류된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등으로 인해 세계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고 한국전력의 천연가스 도입단가가 10% 하락하면 연료비는 연간 2조2000억원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주 애널리스트는 "2017년 이후 북미 셰일가스 도입에 의한 미수금 감소 효과액은 연간 6000억원"이라면서 "여기에 도시가스의 가격 인상으로 미수금 리스크는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외에 전력생산과 관련된 업체들이나 인프라 건설 및 수송 관련 부문에서 수주가 기대되는 업체들도 수혜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준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많은 발전소를 지을 필요가 있는 현시점에서 LNG복합화력 발전의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며 "이와 관련해 비에이치아이, 신텍, 두산중공업, LS산전 등 전력 기자재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민자발전업체인 SK E&S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와 LNG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역할 증대가 예상되는 한국가스공사, SK가스 등에도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미국이 오는 2020년까지 셰일가스관련 사업에 67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에 인프라 건설 및 수송 관련에도 수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가스시추관, 파이프라인용 강관 등 설비투자와 관련된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6년부터 미국이 셰일가스 순수출국으로 전환돼 LNG수출이 본격화되면 LNG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