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까, 도태일까'.

국산 내비게이션 업계 1, 2위 업체들이 기로에 서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 얘기다. 안으로는 스마트폰 무료 내비게이션 앱과 완성차업계의 순정형 내비게이션에 치이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내세울만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시장에서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디바이스가 통일되는 시대가 본격화하고 완성차 업체가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옵션이 늘면서 두 업체의 입지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 일각에서는 내비게이션이라는 디바이스 자체가 시장에서 아예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 이미 포화상태인 애프터마켓에서의 두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팅크웨어 “단순 ‘내비’는 안 돼, LBS 전문업체로”

이 회사의 매출은 2010년 2160억원에서 2011년 1935억원, 2012년 1793억원으로 떨어졌다. 2013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238억원, 3분기 매출은 445억원(별도기준)이다. 팅크웨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지난해 매출이 최근 4년 중 최저 수준인 1600억원대에 머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영업이익은 2010년 247억원에서 2011년 100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2012년 51억원으로 또 반토막 났다. 2013년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16억원(별도기준).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내비게이션인데 스마트폰 무료 앱과 완성차에 탑재돼 나오는 순정형 내비게이션에 시장을 뺏기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에 팅크웨어는 올해 LBS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전술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나비 LTE에어’와 같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한 신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여기에 붙는 파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것.

팅크웨어는 지난해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LTE에어’를 출시,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과 제휴해 사용자들이 현위치나 목적지 주변에서 티몬 쿠폰을 활용할 수 있는 맛집, 카페 등의 정보를 제공 중이다. 특히 팅크웨어는 당장은 양사의 제휴로 티몬 측에 발생하는 수익을 공유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시장 반응이 좋을 경우 수익 배분을 논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사진제공=파인디지털

이 같은 팅크웨어의 LBS 플랫폼 파생 서비스들은 올해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은 LBS 서비스의 일부일 뿐”이라며 “팅크웨어의 목표는 지도, 위치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감으로써 진정한 LBS 플랫폼 업체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인수 행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12년말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 및 기록 상황을 스마트폰에 저장·공유하는 앱인 ‘트랭글 GPS’를 개발한 비글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2013년 1월에는 음성인식기술 전문업체인 파워보이스와 디지털 맵 개발 및 관련 콘텐츠 공급업체인 엠아이웍스를 인수했다.

제휴·인수·기술개발이라는 무기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배터리와 작은 화면 등의 한계를 지닌 스마트폰 무료 앱, 그리고 신차 개발 스케줄 때문에 신기술을 적시에 적용하기 어려운 완성차 순정형 내비게이션의 공세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팅크웨어는 ‘아이나비 큐브’ 등 매립형 제품으로 완성차 순정형 내비게이션에 대항한다. 본체와 LCD를 따로 분리해 순정형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판매채널도 확대한다. 지난해 인천·수원·부산에 오픈한 아이나비 프리미엄 스토어를 올해 서울, 대전, 대구, 광주에서도 연다. 본사 직영체제인 아이나비 프리미엄 스토어를 통해 판매, 매립, AS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해 서비스 수준을 평준화하기 위함이다.

한편 내비게이션 수출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서비스 하려면 현지 지도(원도)를 구매해 라이선스를 지급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지도 업데이트도 외주를 줘야 하기에 기술·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제공=파인디지털

파인디지털, 소비자 대응력↑ + 해외시장 노크

파인디지털의 매출은 2010년 1001억원에서 2011년 643억원(이하 별도기준)으로 줄었다. 이후 2012년 880억원으로 반등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638
억원. 4분기 매출이 3분기와 비슷한 수준(231억원)이면 전년과 비슷한 87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은 2010년 111억원에서 2011년 10억원으로 90%이상 줄었다가 2012년 101억원으로 반등했다. 2013년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63억원이다. 성숙기의 내비게이션 시장을 보급형 대신 고급·매립형 제품으로 뚫은 게 2012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성장과 부진의 기복을 극복할 마중물이 필요한 이때, 파인디지털은 정공법을 택했다. 다양해지는 소비자 니즈에 발빠르게 적응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또한 스마트폰 무료 앱 대응에 힘 빼기보다 매립형 제품으로 완성차에 내주는 부분을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은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고 있어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문제는 내비게이션을 풀옵션에만 제공하던 완성차 업체들이 지금은 썬루프만 달아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순정형 내비게이션으로 기존 시장의 7~10% 정도를 뺏겼다는 설명.

이 회사는 스마트폰 앱에 크게 신경쓰지 않되 ▲테더링을 통한 교통정보 반영 ▲매립형 제품의 후방카메라 연동성 강화 ▲후방카메라 야간화질 개선 등 완성도 제고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파인디지털은 해외시장도 노크한다. 현재 이 회사는 벤츠 사의 트럭에 내비게이션을 탑재하는 마그네티 마렐리사(社)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피아트(FIAT)의 계열사인 마그네티 마렐리는 아탈리아에 기반을 둔 첨단 자동차 시스템·부품 설계 분야의 국제적 기업. 이 회사와의 거래 규모는 작지만 레퍼런스 구축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게 파인디지털의 설명이다.

동남아시장도 실험중이다. 베트남 현지 지도회사(Navi Info Company Limited)와 제휴해 20대 정도의 내비게이션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일본시장에서도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