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노조 총파업이라는 초미의 사태를 면하게 됐지만 노사간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파업 개시 직전 극적 타결…사"0.5계약제 폐지"


그동안 홈플러스 노조는 비정규직 근무자에 대해 30분 단위로 근무시간 계약을 맺는 이른바 '0.5시간 계약제'의 계약조건 폐지를 주장하며 사측과 평행선을 달려왔다. 지난해 12월17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마저 최종 결렬된 후 부분파업을 진행해오던 홈플러스 노조는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자 지난 9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하지만 당일 새벽 상황이 반전됐다. 8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시작된 노사 간의 협상이 1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9일 새벽 1시에 잠정 합의에 이른 것. 이번 노사간 합의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개선방안을 확정하고 단계적으로 0.5계약제를 완전 폐지할 것을 합의했다.

 

그 첫단계로 10분 단위 계약제는 3월1일부로 우선 폐지하기로 했다. 또 노사간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홈플러스 노조는 회사 설립 14년만에 처음으로 단체협약 체결에 따른 보호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총파업 직전까지 몰고간 가장 큰 원인은 0.5계약제였다. 홈플러스는 일반 기업이 8시간 근무제로 계약을 맺는 것과 달리 7시간30분 계약을 맺어왔다. 사측은 7시간의 노동에 오히려 30분의 임금을 더 보전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노조 측은 계약만 7.5시간일 뿐 근로자의 실제 노동시간은 8시간을 초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7.5시간으로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우리나라 노동관계법이 1일 8시간 근무하는 노동자를 기준으로 정비돼 있어 휴게시간이나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이 8시간 기준으로 정해진다"며 "사측은 7.5시간 계약을 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단순히 30분의 임금 감축 외에도 크다"고 지적했다.

 

◆분쟁소지 여전…노조 "시급한 문제만 해결했을 뿐"


0.5시간 계약제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노조의 총파업을 막았지만 여전히 홈플러스는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홈플러스의 노무상황이 수면 위로 드러났는데 그동안 비정규직 직원들은 노동 효율성을 목적으로 4.5시간, 5.5시간, 6.5시간, 7.5시간의 근로계약을 맺어왔다. 이들은 향후 30분이 추가로 보전돼 5시간, 6시간, 7시간, 8시간 근무자로 전환되게 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이 붐비고 덜 붐비는 시간으로 나뉘는 유통업계의 사정상 이러한 단기시간제 계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모두가 8시간 근로를 원하지만 당장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마트는 모두 8시간 계약을 맺고 있어 홈플러스와 같은 계약형태는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이마트는 대대적인 정규직 전환을 통해 8시간 근무, 1시간 휴무의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2만1000여 직원 중 정규직이 6000여명에 불과하고 비정규직 숫자가 1만5000명이나 되는 것 역시 향후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비정규직 직원이 6개월씩 계약을 연장해 16개월 이상이 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며 "매장의 상황에 따라서 필요할 경우 정규직 전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측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김국현 노동조합 홍보국장은 "이번 총파업을 철회하게 된 것은 당장 시급한 0.5계약제 폐지 때문이었을 뿐 비정규직 문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향후 사측과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