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뉴스1)

금융당국이 고객정보를 유출한 KB국민·NH농협·롯데카드에 대한 3개월간 영업정지를 3일 오후 통지한다. 이어 오는 17일 해당 카드사들에 3개월 영업정지가 실시될 전망이다.

3일 금융위원회는 “사전통지 후 10일간 카드사로 부터 소명의견을 듣고 오는 17일부터 영업정지가 발효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카드사의 신규 가입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신규 대출 업무가 전면 금지된다. 다만 재발급이나 카드결제 등 기존 고객 서비스는 계속된다.

카드사에 영업정지 제재가 내려진 것은 2002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당시 LG카드)가 불법모집 등을 이유로 2개월 영업정지를 받은 후 12년만이다.

영업정지를 받을 경우 카드사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KB금융이 KB국민카드 영업정지에 따라 받게 될 재무손실은 90억원 안팎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카드론은 분기당 평균 2%가량 성장하기 때문에 3개월 영업정지에 따른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카드론 평균금리를 15%로 가정하면 90억원가량의 재무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점조직으로 형성된 카드 모집인들에 대한 관리비용 부담도 적지않다. 영업정지가 실시되면 해당 카드사에 속한 카드 모집인들은 신규 회원을 유치할 수 없기 때문에 생계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때문에 이들이 타 카드사로 옮겨갈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카드사가 영업정지를 받았을 당시 해당카드사가 모집인들을 붙잡기 위해 여행을 보내줬다는 후문도 들렸다”며 “모집인 조직이 와해될 경우 카드사가 입게 될 타격은 상당히 크다”라고 말했다.

반면 신규발급 중단은 해당 카드사들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 국민 1명당 평균 4장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포화상태기 때문에 3개월의 신규발급정지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사들은 이미 카드 발급 숫자가 아니라 1인당 카드 이용금액을 높이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꿔왔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국민카드의 유효 사용자 수는 지난해 분기당 평균 7만명 이상 감소해왔지만, 카드 이용금액은 꾸준히 늘어왔다.

◆카드 3사 집단소송 패소시 1700억원 보상

한편 현재 카드 3사에 대한 집단소송도 준비되고 있다. 카드사들이 집단소송에 패할 경우 카드사들이 부담하게 될 보상금도 만만찮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회사채 일괄신고서를 수정하면서 이번 사태에 따른 집단소송으로 회사가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액이 약 86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이번사태와 유사한 판례로 주유 보너스카드 회원정보가 유출된 GS칼텍스와 회원정보 저장 서버가 해킹된 싸이월드 관련 소송을 참고한 수치다. 싸이월드 관련 판례에서 원고가 일부승소하면서 개인당 20만원의 정신적 피해보상액을 인정한 바 있다.

KB국민카드 측은 “정보가 유출된 고객 4300만명 중 실제 소송인을 1%로 가정했을 때 최대 860억원의 보상액이 발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추정에 따르면 NH농협카드 약 500억원, 롯데카드 약 340억원 등 카드 3사가 약 1700억원에 달하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액을 지급해야 한다.

카드 3사가 부담해야 하는 카드재발급 비용도 만만찮다. 이번 사태로 고객들의 카드 재발급 신청이 연일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재발급으로 카드사가 부담하는 비용(재료비1345원, 발급대행비 443원, 배송비 2053원)은 1장당 평균 3841원이다. 3일 현재 기준 재발급 신청은 약 384만건으로 추산, 카드사들은 재발급비용으로만 약 147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예고한 과징금이 부과되고 해당카드사 고객들에 대한 무이자할부등 보상이 더해지면 카드3사가 입게 될 직접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장기적 손실 더 클 듯

전문가들은 해당카드사들이 입게단기적·직접적 부담보다 장기적·간접적 부담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적한다.

이창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사태추이에 따라 부담수준이 큰 폭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은 카드업계 전반에 번질 고객들의 불신이다. 더욱이 앞서 은행 등 타 금융기관에서도 고객정보 유출에 관한 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에 금융권 전반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는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신용카드업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전반적인 규제가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신용카드업계에 금융당국의 규제가 많았던 기존 상황에 이번 사태로 규제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

더욱이 금융사의 계열사간 정보 공유금지에 대한 정부대책은 금융지주의 가장 중요한 장점 중 하나인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적지 않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정보 보호와 관련 법률이 강화될 경우 인건비, 전산비 등 정보보호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부분 카드사들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던 빅데이터 사업에 대한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빅데이터 사업은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개인정보와 카드결제내역 등 방대한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정보유출 사고로 당분간 빅데이터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