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진접에 위치한 <광릉불고기>는 언양식 불고기, 광양식 불고기에 이어 ‘광릉식 불고기’라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불고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광릉식 불고기’라는 메뉴를 출시할 정도니, 이 집이 또 다른 불고기 스타일의 효시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이 집에는 ‘하루 17회전’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이 남아있다.


고깃집으로서는 무척 드문 경우다. 간판조차 달지 못한 채 시작했으나 오로지 불고기 맛만으로 일어선 것이다. 재작년께 가까운 거리에 <광릉한옥집>이라는 형제점을 열었다.


▲ 사진제공=월간 외식경영

2012년 7월 문을 연 <광릉한옥집>은 기존의 광릉불고기 메뉴에 메밀 쌈을 더한 세트메뉴를 판매한다.


새로운 가게를 오픈하면서 '메밀'이라는 콘셉트를 추가했다. 얇게 부친 메밀전병과 메밀향 가득한 평양냉면이 그것이다.


주인장은 메밀을 잘 섭취하기위한 방법으로 '국물과 함께, 무와 함께, 고기와 함께' 먹기를 추천했다. 직화 불고기와 궁합이 맞는 식재료로 메밀을 선택한 것이다.


상에 깔리는 밑반찬은 손맛 좋은 여주인이 맡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요리는 새싹채소 샐러드다.


적근대, 치커리, 무순의 어린잎을 새콤한 드레싱으로 무쳐낸 뒤 바삭한 마늘칩과 견과류를 올렸다. 드레싱이 질척하지 않아 메밀 쌈에 넣기에도 좋다.


일주일씩 숙성시키는 무김치와 백김치도 깊고 시원한 맛을 낸다. 얼큰한 물김치도 인상적이다. 다소 매콤하다 싶을 정도로 맛이 강해 입안을 깨끗하게 정리해준다.


숯불고기 메뉴는 두 가지로, 국내산 돼지 앞다릿살 부위로 만든 ‘돼지 숯불고기’와 한우 엉덩잇살로 만든 ‘소 숯불고기’다. 눈을 감고서도 ‘주방에서 지금 불고기 한 판이 나왔구나’하고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후각적인 임팩트가 강하다. 간장 베이스의 달큰한 양념이 얇게 저민 정육에 골고루 배어있다.


숯불고기와 함께 손바닥만 한 메밀전병이 여섯 장 나오는데, 담백하면서도 메밀향이 가득하다. 이 메밀전병에도 메밀이 50퍼센트 이상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한 장 집어 들어 보면 하늘하늘 바람에 나부낄 것도 같은 것이,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부쳐냈을까 감탄스럽다.


알고 보니 메밀전병을 일정한 크기로 얇게 부쳐내기 위해 크레페 기계를 도입했다고 한다.


불고기는 보통 상추쌈에 먹거나 백반에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밀 쌈에 불고기를 싸먹을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주인장은 고기와 야채를 토르티야로 말아서 만드는 멕시코식 롤 샌드위치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밀이나 옥수수로 토르티야를 만드는 대신, 건강에 좋은 메밀로 얇은 전병을 만든 것이다. 메밀전병에 불고기를 얹고 샐러드와 나물을 올려 돌돌 말아내면 풍성한 한국식 토르티야가 완성된다.


식사메뉴로 인기 있는 것은 육개장과 평양냉면이다. 언뜻 빨갛게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무척 투명하다. 육수를 진득하게 끓여내면 첫 맛은 강렬할지 모르지만 뒷맛은 텁텁해지기 쉽다.


이 집은 맑고 개운하게 끓여내어 한 그릇을 다 비워내도 입안이 깔끔하다. 국물 맛은 가벼운 편이나 얼큰한 여운은 제법 길다. 토란줄기, 도라지, 고사리, 당면 등 일반적으로 육개장에 사용되는 재료는 다 들어가 있지만 단 한 가지, 숙주나물이 없다. 한약을 먹는 손님이 있어서 약효를 반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숙주나물(녹두)은 뺐다고 한다.


이 집은 불고깃집이지만 평양냉면 맛으로도 유명하다. 메밀 함유량이 70퍼센트에 이르는 메밀면을 직접 뽑아 사용한다. 꽃향기마냥 싱그럽고 청순한 메밀향이 유기그릇 가득 담겨있다.


육수는 동치미를 섞지 않고 만들었다. 적당히 시원한 온도감으로 벌컥벌컥 들이켜 보면 속이 뻥 뚫린다. 이 집의 냉면을 '정통 평양냉면'이라며 냉면을 찾는 어르신 손님도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