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넘김이 좋아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지 않는 고객에게 권해드립니다." 얼핏 들으면 와인소믈리에가 와인을 추천하는 것으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이 권하는 것은 와인이 아니라 물, '생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워터소믈리에', 즉 물 맛 감별사가 이색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워터소믈리에가 뜨는 이유는 '웰빙'이 주목받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웰빙에 대해 관심이 높은 사람들은 정수기 물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들은 정수기 물이 깨끗한 것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친 정수는 물에 함유된 영양소를 파괴한다고 생각해 생수를 선호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출시된 생수들은 영양소와 맛 등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 등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제공하는 워터소믈리에가 신흥 유망 직종으로 뜨고 있는 것이다.

 

자료제공=한국수자원공사
◆워터소믈리에를 아시나요

에비앙, 파인알파, PH10, 헬시언, 이드록시다즈. 들을수록 어려운 이 이름들은 해외 유명 생수브랜드다. 우리말로 물맛감별사로 불리는 워터소믈리에는 많은 브랜드 종류의 생수를 고객의 취향이나 상황에 맞게 추천하는 일을 한다. 특히 맛있고 건강한 물을 상황과 고객의 취향에 맞게 추천하거나 서비스한다.

생수시장이 발전하고 다양한 브랜드가 출시되면서 워터소믈리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워터소믈리에가 되려면 다양한 물의 종류와 성분, 맛 등의 특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객의 기호와 체질에 맞는 물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음식이다. 와인과 물의 공통점은 음식과 함께 곁들여야 더욱 좋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양한 물과 어울리는 음식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좀 더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음식과 와인 등 식문화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며 "많은 종류의 물에 대한 특성을 알고 맛으로써 물을 감별해낼 수 있는 실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한국수자원공사
◆워터소믈리에 자격증 갖춰야 '프로'

'프로' 워터소믈리에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개설한 워터소믈리에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된다. 이수 후에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민간 자격등록증을 발급한다.

워터소믈리에 자격검정 응시자격은 대학에서 환경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물 관련 직무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하거나 국내외 와인 관련 학원 등에서 와인/소믈리에(음료) 특별과목을 3과목 이상 이수한 자에게 주어진다. 또한 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워터소믈리에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에도 시험 응시기회가 주어진다.

워터소믈리에 자격검정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눠 진행된다. 필기시험에서는 물의 역사부터 시작해 종류, 브랜드별 특성, 정수처리 공정에 관한 물 개론 과목 등 물에 관한 상식이 포함된다. 또한 다른 음식과의 궁합에 관한 '물과 건강', 물의 맛과 냄새 평가기법에 대한 워터테이스팅 과목 등으로 치러진다.

실기시험에서는 물의 맛, 냄새 감별능력에 대한 평가를 알아보는 'FPA테스트'와 제시된 생수의 브랜드명 맞추기, 블라인드테이스팅으로 물맛에 대한 표현, 음식과의 조화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시험이 치러진다.

워터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어떤 업종에 취업할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호텔이다. 해외 워터소믈리에의 경우 유명한 호텔의 레스토랑이나 워터바 등에서 활동한다. 국내의 유명 호텔들 역시 최근 들어 워터소믈리에를 고용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미슐랭가이드 3급 스타 이상의 해외 레스토랑에서는 능력있는 워터소믈리에를 고용해 손님의 입맛, 음식, 분위기 등에 맞게 생수를 제공한다. 요식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는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워터소믈리에에 수요 역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수 개발과 관련된 산업에도 종사할 수 있다. 생수를 개발해 판매하는 많은 업체들은 워터소믈리에와 함께 개발을 진행한다. 수원지별로 달라지는 물맛을 전문적인 워터소믈리에의 자문이나 의견을 통해 특징을 파악하고 정확한 고객층을 상대로 영업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수기사업에도 워터소믈리에들이 참여한다. 정수기 개발에 참여한 워터소믈리에들은 좀 더 맛있는 물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편 국내보다 생수산업이 발전한 국가에서는 워터소믈리에 외에도 워터웨이터(Water Waiter), 워터매니저(Water Manager), 워터어드바이저(Water Advisor) 등의 직업이 등장했다.
 
국내 1호 '워터바' 가보니… 
'워터바'는 칵테일바처럼 다양한 생수를 한자리에 앉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내 1호 워터바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26일 직접 찾아간 워터바는 평일 오후 2시임에도 고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비록 점포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2명의 고객이 앉아 본인이 즐기는 생수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여가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생수 가격은 1.5리터 기준으로 3만9000원이다.

워터바 점원은 "가족이나 친구 등이 쇼핑을 즐기는 동안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며 "쇼핑 중 마실 물을 사서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워터바에서 눈길을 끈 것은 유아들을 위한 '베이비워터'였다. 이 중 호주 천연동굴에서 만든다는 '오지베이비워터'는 아기의 분유를 탈 때 효과가 좋은 생수라고 한다. 칼슘과 마그네슘이 이상적으로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점원은 "웰빙시대를 맞아 본인 건강뿐만 아니라 자녀의 건강을 챙기려는 부모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