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전기차 ‘i3’를 출시했다. 그동안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만 선보이던 전기차시장에 수입차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BMW까지 더해지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판이다. 더욱이 세계 명차로 꼽히는 BMW의 위상을 고려하면 ‘i3’의 시장 안착 여부는 국내 전기차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BMW도 단순히 전기차시장 도전을 천명하는 수준이 아니라 공세적인 가격 정책과 관련 인프라 확충 계획을 선보이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국내시장을 고려하면 BMW의 의욕은 국내 전기차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멀게만 느껴지던 전기차가 대중화될 수 있는 여건이 속속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국내 전기차시장의 인프라는 과연 어느 수준인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봤다.


/사진=류승희 기자
◆ BMW 전기차 충전소 구축 앞장

국내 완성차업계가 이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가운데 BMW의 첫 전기차 ‘i3’가 국내시장에 나타나면서 국산과 수입차의 경쟁구도도 형성됐다. 특히 이번 ‘i3’의 출시는 단순히 차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인프라 확충 계획까지 더해져 국내 전기차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BMW코리아는 최근 전기차 i3 출시행사를 갖고 충전소 350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전기차 충전소 설치는 포스코ICT, 이마트, 신세계와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일단 이마트 매장 60곳에 122기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MW코리아와 포스코ICT, 이마트는 지난달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협업체계 구축에 합의했다. 3사는 서울 및 수도권,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이마트는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포스코ICT가 설치와 운영을 맡는다.


특히 김 대표는 “전기차 충전소 1기 설치에는 300만~35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과 내후년에도 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전소 설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기차업체 관계자는 "민간 차원의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대·기아차 같은 국산차업계보다도 수입차 브랜드인 BMW가 전기차시장 확대에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 국내 전기차 인프라 상황은

우리나라는 현재 정부차원에서 2011년부터 전기차 이용 활성화를 위해 교통 접근이 뛰어난 500여 지자체·공공기관에 급속 충전기(118기)와 완속 충전기(789기)를 구축했다. 민간기업인 그것도 외국기업인 BMW가 350기를 충전한다는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 이용이 확대되지 못했다. 인프라 부족으로 충전소를 찾기 힘들어 실제 운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대부분 관공서나 공공기관에 설치돼 있어 일반인이 찾기 쉽지 않다. 부족한 인프라 탓에 우리나라 전기차 대부분이 ‘전시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전기차가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우 모두 688대의 전기차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급속 충전소는 구당 1~2곳인 35곳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북에는 급속 충전소가 한곳도 없고 대구, 충북, 울산 등지엔 단 1곳씩뿐이다. 이들 지역에 등록된 12~25대의 전기차가 해당 기관의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단기간에 전기차 급속 충전소가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환경부는 올해 100곳의 급속 충전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지만 이를 더해도 277개에 불과하다. 지자체나 자동차 제조업체도 충전소 설치에 소극적이다. 지자체는 충전소 설치를 중앙정부나 제조사 몫으로 떠넘긴다.

더욱이 최근 일부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전기요금과 주차장 부족 등 관리상 어려움을 이유로 최근 EVCIS에 정보 제공을 중단하며 외부인 이용을 막고 있다. 완·급속 충전기 907기 중 271기가 외부 사용이 제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은 충전기 151기 중 68기가 사용이 제한돼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인천과 경기의 충전소 제한율이 각각 42% 39%로 나타났다.


BMW 전기차 i3
◆ 커지는 전기차시장, 대안은?

우선 전기차 구매자는 올해까지 가정에 설치하는 완속 충전기 및 설치비 700만원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충전기까지 보급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완성차업체에서 전기차 판매 때 완속 충전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용 충전 인프라 역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현재는 개인 주택이 아닌 공동 주택(아파트)의 경우 가정용 완속 충전기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의 충전기가 문제다. 2015년부터 충전기 보급 중단을 이유로 별도로 관리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직 뾰족한 해법도 없다. 정부는 충전소의 정확한 정보를 위해 EVCIS를 개편하고 급속 충전기 위주로 관리하겠다는 원론적인 대책에 머물고 있다.

차종별로 충전방식이 다른 점도 문제다. 달라 기아차 레이 EV와 쏘울 EV는 차데모, 르노삼성 SM3 Z.E.는 교류 3상, 한국지엠 스파크EV와 BMW i3는 꼼보 방식 등으로 혼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가정이나 직장 등에 완속충전기, 도로 주행 시 필요한 급속 충전기, 배터리만 교환하는 배터리 충전소 등의 적절한 설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설치에 대한 제도 및 법규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시장 확대는 요원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