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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만대 vs 338만대'.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는 약 338만대로 156만대를 기록한 신차시장의 2배를 넘어섰다. 시장규모(추정치)로 따져도 30조원을 넘어 세계 10위에 해당한다. 중고차 판매의 급성장은 인터넷의 발달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그동안 중고차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정보부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여주는 창구로서의 활용이 성과를 본 것이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로 저가에 차를 마련하려는 고객이 늘고 품질개선으로 자동차의 내구성이 강화된 것도 중고차시장이 성장하는 데 한몫 했다. 또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특히 비교적 투명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 '중고차경매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중고차시장. <머니위크>가 국내 중고차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자동차는 참 신기한 소비재입니다. 집이나 시계, 보석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오르기도 하거든요. 또 휴대폰이나 TV 등 가전제품은 내가 어떻게 잘 사용할지에 집중할 뿐 그 다음을 생각하지는 않죠. 그런데 자동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무조건 가격이 떨어지는 데다 내가 어떻게 탈지도 생각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녀석'입니다."
이주헌 SK엔카 판매실장(차량평가사)은 중고차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전 이같이 말했다. 전문가도 어렵다는 중고차. 소비자는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의 말대로 자동차는 특성상 한번 선택하면 길게는 십년 이상 타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어떻게 잘 팔지에 대해서도 항상 고민해야 한다. 게다가 자신의 차를 중고차로 내놓는 입장이 됐다가 반대로 중고차를 사는 입장에 놓이기도 하니 여간 '복잡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중고차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늘어가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년 1만건 이상의 중고차거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중고차거래 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싸고 좋은 차는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온라인 광고사이트를 보면 간혹 상식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올라온 차량이 있죠. 하지만 그런 차량은 백이면 백 '미끼 매물'입니다. 정작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해당 차량이 아닌 다른 차량을 가지고 나와 현혹해 판매하는 수법이 허다합니다."
'중고차는 일단 싸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모래알 속 숨은 진주를 찾는 데 실패할 수 있다고 이 실장은 말한다. 가격은 시세를 지키는 선에서만 고려하고 그외 다른 것들을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는 것.
"같은 차량에 비슷한 가격과 연식이라면 세세한 옵션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선루프나 내비게이션처럼 눈에 바로 보이는 옵션도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LED램프나 히팅핸들 등은 쉽게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거든요. 그밖에 엔진오일이나 타이어 등 소모품의 교환상태를 미리 살펴보는 것도 나중에 괜한 돈을 나가게 하지 않는 방법이죠."
그래도 한푼이라도 더 아끼고 싶다는 본심은 숨길 수가 없다. 남들과 똑같이 사도 손해보는 느낌을 받는 게 우리네 본성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여름보다는 겨울에 중고차 거래가 얼어붙습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떨어지죠. LPG차량은 특히 겨울에 인기가 없어 가격이 낮게 책정됩니다. 또 보통 튜닝을 하거나 색상이 특이한 경우 가격이 떨어지는데 취향에 따라 그것을 더 마음에 들어하는 경우에는 같은 차종이라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그쪽으로도 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내 차를 중고차시장에서 잘 팔리는 인기 차량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누군가의 차는 비싼 가격에 팔리는데 내 차는 그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하다가 헐값에 팔린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차량을 구매할 때부터 중고차로 판매할 계획이 있다면 모델 선정부터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색상과 옵션을 시장에서 잘 '먹히는' 것으로 선택한다면 더 좋은 값에 팔 수 있죠. 대체로 색상은 검정, 은색, 흰색 등 무채색이 인기가 좋고 옵션은 순정 내비게이션과 선루프가 필수입니다. 그랜저TG나 BMW 520d 등 베스트셀링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신차를 구입할 때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어떤 방법으로 차량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정비를 잘 했다면 내역서를 첨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것만 잘해도 10만원 정도 더 받을 수 있어요. 나아가 차계부를 작성한다면 더 좋겠죠. 가계부를 쓰듯이 보험, 자동차세, 주유기록, 주행거리, 수리내역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면 됩니다. 내 차를 사려는 사람에게 차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어 좀 더 높은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손쉽게 작성이 가능하니까 한번 도전해보길 권합니다."
연식과 가격의 기본적인 상관관계도 궁금하다. 아무래도 최대한 손해보지 않고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판매시점이 있을 터.
"출고 후 3년까지 매년 큰 폭의 감가가 이뤄지다가 4~5년이 지나면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데 이때 중고차로 파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체로 경차·준중형은 1년에 70만~100만원, 중형은 150만원, 대형은 250만~500만원, 수입차는 같은 차급 대비 10~20%가량 추가로 떨어집니다. 또 주행거리가 15만km를 넘은 차량이라면 같은 연식이라도 차량가격이 20만~30만원 정도 하락합니다."
모든 시장에는 트렌드가 존재한다. 향후 중고차시장의 흐름은 어떻게 변할까.
"아무래도 중고차시장은 신차시장의 트렌드와 맞물릴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2~3년 차이를 두고 오는데 요즘에는 거의 동시에 나타나는 듯 합니다. 경차와 SUV의 인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최근에는 가격에 신경을 덜 쓰는 대신 연식과 주행거리가 짧은 신차급 중고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중고차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SK엔카 '차량평가사'란?
기본 딜러의 업무에 전문적인 정밀점검서비스를 더한 새로운 개념의 직무. 중고차업체 최초로 SK엔카에서 도입해 실시 중이다. SK엔카에서 마련한 자체 진단서를 통해 118가지 항목에 걸쳐 차량에 대한 상세한 점검을 실시하고 상품화 작업을 진행한다. 약 500명의 차량평가사가 '1차량 1평가사'를 기본으로 전국 매장에서 활동 중이다. 의무보장기간인 1개월, 2000km보다 5배 이상 긴 보장기간 내에 차량이상이 발생하면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차량판매가 개인의 이득으로 직결되는 딜러와 달리 기업에 소속돼 차량을 담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명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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