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머니투데이
최근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불안(不安)이다.


세월호 사건이 터진 이후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당시, 상당수 승객들은 안내방송이 나오기 전에 스스로 문을 열고 차량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늦게 나온 안내방송에서 "밖으로 나오지 말고 대기하라"고 했지만, 열차를 빠져 나온 승객들은 반대편 열차와의 추돌 가능성에도 아랑곳 않고, 20여분 만에 선로를 따라 모두 대피했다.

사건사고야 매일 같이 있던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화재사고는 불안감을 높인다. 지난 26일 경기고양종합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40여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다음날인 27일 시화공단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집게차 운전자 1명이 화상을 입었다. 28일에는 전라남도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21명이 발생했다. 같은날 오전 10시54분에는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사건이 있었다.

일본의 원전사태, 중국발 미세먼지, 세월호 참사, 서울 지하철사고, 요양병원 화재, 도곡역 방화사건까지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옛말이 있다. 또한 주위를 잘 둘러보면 투자의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전설적 고수들의 조언도 있다.

지난 1977년 초대형 투자회사 피델리티의 마젤란펀드(뮤추얼펀드)를 운용하면서 연평균 29.2%, 누적 기준 2703%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렸던 피터 린치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거나 쇼핑하면서도 조금만 신경 쓰면 월가 프로들보다 훨씬 앞질러 좋은 종목을 고를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피터린치는 슈퍼마켓에서 '레그스'라는 팬티스타킹 상품을 우연히 접하고 매우 만족스러워한 아내 캐롤린의 호평에 제조회사를 알아본 후 곧바로 이 회사의 주식을 매수했다. 그리고 아내의 말을 잘 들은(?) 대가는 6배의 수익으로 돌아왔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투자처가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불안 극복을 위한 시대적 갈망과 사회 안전 시스템 재구축을 위한 구체적 활동들이 맞물리며 △생활 리스크 관리 △자동차 안전 강화 △공해 저감 △IT 정보보안 △우울증 치료제 등 관련 산업 발전 및 관련기업 가치 제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애널리스트가 든 다섯가지의 요소를 살펴보면 첫번째인 '생활 리스크 관리'의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경비회사와 보험회사다.

치안 시스템 발전과 범죄예방을 위한 계도활동이 강화되었다지만, 강력범죄 발생건수는 해마다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

또한 차량 및 도로교통 안전 시스템의 발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대물사고 발생건수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고 있다.

불의의 사건·사고에 대비하고자 하는 사회적 관심은 보험을 통한 리스크 관리와 보안관제 서비스 수요의 구조적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경비회사와 보험회사가 향후 '안전'대비책으로서 주목받을 공산은 크다.

두번째 요소는 '자동차 안전 강화'다.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2013년 전세계 자동차 사고 사망자 수는 124만명에 달하고 있다.

과거의 자동차 안전이 사고 발생시 승객을 보호하는 보조적 개념에 머물렀던데 반해, 현재의 그것은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적극적 형태의 자동차 안전관리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적극적 자동차 안전관리를 의미하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시장은 작년 60억 달러에서 2020년 188억 달러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각지대 감지장치(BSD)·안전거리 경고장치(DW)·차선이탈 방지장치(LDW) 등의 핵심 ADAS 부품 또한 연 평균 21%대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즉 이러한 부품주들의 수혜 가능성이 있다.

세번째 요소는 '공해'다.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과 이에 따라 예보를 살피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광경이 아니다.

2014년 예일대 환경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기오염 수준은 조사대상 178개 국가 중 176위를 기록하고 있고, 전세계 대기오염 10대 도시 가운데 7개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가까운 우리는 공해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다.

즉 이에 따라 친환경 자동차 및 부품시장의 성장과 중국향 친환경 제품 수출 회사들도 수혜를 입는다는 것.

연초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카드사태에서 볼 수 있듯 IT정보보안도 불안시대를 부추기는 하나의 요소다.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제도로 인해 IT갈라파고스에 빠졌던 대한민국은 최근 들어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 등 15년여만에 국제추세에 맞춘 보안제도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덕분에 향후 네트워크 및 HW 시스템 보안, 정보보호와 암호화 인증 및 보안 솔루션 등 IT 보안산업 전반의 수혜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태다.

마지막은 우울증이다. 전국민을 우울증에 빠트린 '세월호 사태'만이 아니라 해도 대학진학률 세계 1위, 근로시간 세계 1위, 이혼율 세계 3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최고, 혹은 그에 버금가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슬프게만 다가오는 얘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9만12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 100명 중 한 명꼴이다. 지난 2005년 43만5000명에 비해 7년 만에 35.9% 증가한 수치다.

심지어 이는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케이스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강하고, 그냥 성격이나 주변 상황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에 따라 생활 리스크 관리의 경우 동부화재와 에스원, 자동차 안전 강화는 현대모비스와 만도, 공해 문제는 코웨이와 한라비스테온 공조, IT 정보보안은 SK C&C와 코나아이, 우울증치료제의 경우 환인제약과 제일약품 등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