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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가 기지개를 활짝 폈다. 물론 시장상황은 좋지 않다.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가 여전한 가운데 저가를 내세운 중국산 철강 공습이 매섭다. 주요 수요처인 조선·건설 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을 뿐더러 원화 강세 현상도 철강기업들에겐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하지만 철강대국의 위용이 불황여파에 쉽사리 꺾일 수는 없는 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철강업계의 야심찬 도전들이 시장의 분위기 반등을 주도하고 나섰다. 국내 시장과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철강코리아'를 외치고 나선 한국의 철강기업들. 2014년 하반기 들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그들의 공격포인트를 세세히 짚어본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동국제강은 브라질의 CSP제철소 건설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 고로제철소 건설로 원료 자급력을 갖추고, 국내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로 제품 고급화에 역량을 쏟아 지속가능한 경영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동국제강은 세계에서 철광석이 가장 풍부한 브라질에서 직접 양질의 쇳물을 만들어 후판의 반제품인 슬라브를 한국으로 조달하기 위해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에 연산 300만톤의 고로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CSP제철소 건설… 슬라브 자급한계 극복 '호재'
브라질 CSP제철소는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Vale), 포스코와 함께 3사가 합작해 지난 2012년 7월에 착공했다.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종합공정률 기준 54%에 도달했다. CSP제철소가 건설되고 있는 세아라 주의 뻬셍(Pecem) 산업단지에는 토목공사와 함께 고로, 코크스로, 발전설비, 인프라 등의 기계설치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동국제강에게 CSP제철소는 그동안 후판의 반제품인 슬라브를 자급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양질의 원료 조달을 통해 최고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글로벌 거점이자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곳이라는 점에서도 동국제강에겐 중요한 제철소다.
브라질은 철광석과 같은 자원이 풍부해 최고급 쇳물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 곳이지만 철강(조강) 생산량은 4000만톤 정도에 그친다. 이는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CSP제철소의 가동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고급강 생산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일찌감치 신시장 개척에 주력해왔다.
특히 에너지효율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에코아크 전기로와 국내 최고 생산성의 압연기를 도입하며 지난 2012년부터 인천제강소를 연산 200만톤의 고부가 철근 전문 생산기지로 탈바꿈 시켰다. 기존 포항제강소 봉강공장과 함께 255만톤의 최고급 철근 생산능력을 갖춰 내진용철근, 초고장력철근, 원자력 발전소용 철근 등의 신개념 철근을 생산하며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국제강은 국내에 '내진설계'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국내기업으로선 유일하게 내진용 철근 개발에 나섰고 2011년 이와 관련한 특허 출원까지 마치며 국내 최초로 내진용 철근 생산 기술을 보유했다. 이후 2013년 5월 국내 최초로 내진용 철근 공급에 나서는 등 제품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고급 철근제품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실제 일반 철근보다 강도가 뛰어난 초고장력 철근(SD600, SD700 등)은 2007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후, 2011년 첫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LH공사의 위례신도시 현장에 5만9000여톤의 초고장력철근(SD600)을 공급하는 등 수주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밖에 올 4월에는 고강도 나사철근(SD500, SD600) 5종을 개발하며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나사철근은 커플러(Coupler, 연결기)를 사용해 건설현장에서 손쉽게 연결해 쓸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물리적 성질도 우수해 건축과 토목 학회에서 조차 이 철근의 사용을 권장하는 추세다.
동국제강은 국내 나사철근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향후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대형화되고 내진설계가 강화되면서 초고층 건축물에서 장점이 두드러지는 나사철근의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판 사업부문의 경우 동국제강은 최근 수요침체와 공급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는 후판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성장 축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포항·당진에 최신 설비 중심의 연산 340만톤 후판 생산체제를 갖추고 프리미엄 제품 생산 을 통한 신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10%에 머물던 프리미엄 제품의 생산비중은 지난해 48%까지 확대됐다.
이를 토대로 동국제강은 제품 고급화 전략을 펼쳐 해양플랜트용 후판(에너지용 강재) 제품과 미국(API), 유럽(EN10225), 노르웨이(Norsok) 규격의 프라임(prime)급 제품을 상업생산 수준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통해 글로벌 고급 후판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후발 주자와의 차별화를 이루고자 올 1월 세계 9위 철강사인 일본 JFE스틸과 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국제강은 JFE스틸과의 기술협력 협정을 통해 후판 압연기술, 슬라브 소재설계, 슬래브 조달 부문에 대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갈 수 있게 됐다. 또 최고급 후판시장 진출과 함께 원가 경쟁력을 10%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이 회사 관계자는 "브라질 CSP제철소가 완공돼 품질이 우수한 슬라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면 원가 경쟁력과 함께 품질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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