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바이오&메디칼코리아 2014’를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제공
제약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투자 수준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국내 시장의 녹록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은 성장했지만 투자가 감소해 시장의 위축된 상황을 알리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0대 제약사의 매출은 총 1조3575억원으로 1조2949억원이었던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하지만 투자는 8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054억원보다 1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상은 업계 1, 2위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녹십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유한양행의 지난 1분기 매출은 2277억원으로 전년 2181억원보다 4.4% 성장했다. 그러나 68억원을 투자하면서 167억원의 투자를 했던 전년 동기보다 59.2%나 줄었다.

녹십자는 지난 1분기 매출이 1993억원으로 전년 1790억원이었던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했다. 반면 90억원을 투자하며 전년 동기 204억원보다 55.8% 감소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유한화학의 설비 증설 등을 하면서 투자를 많이 한 것이지 지난 1분기 투자가 적었던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녹십자 관계자는 “제약사의 투자라고 하면 연구개발(R&D)을 일컫는데 녹십자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지난 1분기에는 다른 기업보다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급변하고 있는 제약시장의 녹록지 않은 국내외 상황을 대변한다는 진단이다. 신약 개발보다는 오리지널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복제약)제품 위주의 사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리베이트 쌍벌제와 특허만료의 약품 일괄 약가인하 영향으로 제네릭시장 추가 경쟁 발생이 예상되는 부분은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신약 개발을 가로막고 있다.

또한 임상시험을 시험·학술연구 행위로 보고 면제해 온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도록 하겠다는 세무당국의 방침도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등의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임상시험에 대한 부가세 부과 논란은 국세청이 지난해 말 정부의 유권해석을 토대로 일부 대학병원의 임상시험 용역에 대해 100여억의 부가세를 추징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지난 4월 임상시험 부가가치세 부과 관련 제약산업 영향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임상시험에 부가세를 부과할 경우 ▲약가인하에 따른 연구개발 투자재원 감소로 임상시험을 포함한 R&D 투자 위축 우려 ▲글로벌 제도환경 변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 위기상황 하에 자칫 또 다른 위기감 유발 효과 발생 우려 ▲임상시험 위축에 따른 환자 부담 가중 우려 ▲R&D 생산성 강화를 위한 개방형 혁신 활동 위축 우려 ▲신약 개발 등 우수의약품 연구개발을 통한 제약산업의 기여도 저하 우려 등 5개 항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