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올 1월2일 종가 기준으로 1967.19를 기록하며 출발한 코스피는 지난 7월15일 2012.72로 마감했다. 반년을 약간 넘긴 시점에 2.31% 오르는 데 그친 것. 만약 지수의 움직임대로 수익이 나는 인덱스펀드를 연초에 가입했다면 현재 수익률은 '은행이자 수준'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간접투자상품의 대명사인 펀드는 어떨까. 지수처럼 부진한 모습일까 아니면 전혀 딴판일까.

 

◇ 인도·베트남, 고공행진 해외펀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모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 20개(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를 뽑아봤다. 그 결과 7월15일 기준으로 인도·금·가치주·베트남·우선주 등의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개의 펀드 가운데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가 총 6개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펀드 5개, 금과 가치주펀드가 각각 3개, 헬스케어와 우선주, 부동산이 각각 1개였다.

상위권 펀드 가운데 인도펀드가 6개나 있는 것은 '모디노믹스' 때문이다. 지난 5월 실시된 인도 총선에서 친기업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가 당선되며 제조업 중심의 시장친화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 덕에 인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도 호전됐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좋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펀드'(40.96%)로 나타났다. 두번째로 수익률이 좋은 펀드 역시 IBK자산운용의 'IBK인디아인프라펀드'(34.38%)인 것도 모디노믹스에 따른 기대감에 인도증시가 급등세를 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 가운데 5개나 자리하며 명성을 빛낸 것은 베트남펀드다. 이들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동양자산운용의 '동양베트남펀드'로 수익률이 23.14%다.

동양자산운용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구의 51.2%가 30세 미만인 풍부한 경제활동인구를 자랑하고 있으며, 높은 교육열로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원유와 가스, 광물 등 풍부한 천연자원의 보고여서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

한때 각광받았던 베트남펀드는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으나 지난해부터 회복되는 모습이다.

2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베트남시장은 당분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대출이자율이 계속 인하된 데다 올해 법인세율 인하(25%→22%), 토지세 납부연장, 소비세(VAT) 감면 등에 힘입어 대부분 기업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윤향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개선 기대, 환율 및 금 가격 안정, VN지수 580대의 하방경직성과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베트남증시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은행 부실자산 처리관련 불확실성,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부재를 고려할 때 주가의 상승 모멘텀은 그리 강하지 않다"며 "중기적 관점에서는 제한적 범위의 횡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에선 역시 '가치주'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 가운데 해외주식형은 9개, 해외주식혼합형이 5개(제로인 분류기준)다. 20개 가운데 국내 주식형펀드는 5개 뿐이다.

이들 국내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들이다. 미래에셋의 가치주펀드 수익률을 상품별로 살펴보면 ▲연금저축 23.05% ▲가치주포커스펀드 22.89% ▲솔로몬가치주 22.84%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21.97% 등이다. 이외에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우선주펀드'가 21.71%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가치주펀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거나 내수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기업, 장기성장성을 갖추고 있으나 인지도가 낮아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따라서 같은 가치주의 이름을 걸고 있더라도 회사에 따라 그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최근 들어 가치주펀드의 성과가 좋은 것은 운용사들이 리서치본부를 설립하고 기업 선별에 힘을 쓰는 이유도 있겠지만, 올해 중소형주들이 대형주 대비 선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주 중에서도 가치주를 찾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치주는 중소형주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잘 알려지지 않아 주가가 그만큼 저렴하기 때문이다.

임상국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가치주(중소형주)의 강세에 대해 "만년 저평가 가치주로 인식돼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았던 종목의 경우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가 부각되면서 저PER, 저PBR주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중소형주 강세장과 이에 따른 가치주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주식시장 내에서는 낮은 변동성이 여전히 지속되는 환경 속에 IT·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향후 실적개선 기대감이 낮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