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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11번가는 도서사업을 철수하면서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사업 중단을 통지했다. 고객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고 지극히 자사의 이익만을 고려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공분을 샀다.
단순히 사업 카테고리 하나를 중단하는데 고객에게 일일이 동의를 구하거나 대대적으로 공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 중단으로 고객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동안 11번가는 전자책을 두가지 상품으로 구분해 판매했다. 다운로드 기간이나 횟수에 제한이 없는 일반상품과 이보다 가격이 저렴한 대여상품이다. 특히 일반상품의 경우 11번가 홈페이지에 횟수나 기간에 제한이 없음을 명시했다. 따라서 일반상품을 선택한 고객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전자책을 소장할 목적으로 구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11번가는 도서사업을 종료하면서 상품을 판매할 때와는 전혀 다른 조건을 내놨다. 구매고객에게 5년 동안만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 이마저도 전자책을 다운로드 받은 단말기가 고장나거나 다른 기기로 바뀌면 책을 다시 다운받을 수 없게 했다.
고객들을 더욱 화나게 한 것은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이 지금도 T스토어를 통해 전자책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한쪽에선 사업을 접고 나몰라라 하면서 다른 한쪽에선 버젓이 판매하고 있으니 고객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
11번가보다 먼저 전자책사업을 접은 소니와 비교하면 더욱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소니는 지난 2월 전자책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기존 구매자들이 캐나다 전자책서점인 코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11번가는 고객들이 한달 동안 항의하자 뒤늦게 조치를 취했다. 고객센터에 환불을 요청한 전자책 구매고객에 한해 환불해주기로 한 것. 큰소리 치는 고객에게만 보상해주겠다는 심산인 걸까. 이와 관련한 그 어떤 공지도 찾아볼 수 없다.
고객만족은 트위터나 블로그를 운영할 때만 외치는 구호가 아니다. 11번가의 설명처럼 내실다지기를 위한 도서사업 플랫폼 전환도 좋고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고객을 향하지 않는 기업에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외면'이라는 점을 11번가가 알아야 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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