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파고드는 자동차의 엔진소리와 닦고 조립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기술자들. 바로 0.01초를 다투는 짜릿한 승부, 카레이싱 대회의 모습이다.

지난 8월 22~24일 독일에서 열린 2014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여기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월드랠리팀 소속 드라이버인 티에리 누빌과 다니 소르도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이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결성 18개월, 대회 출전 후 9번째 만에 거둔 성과라 의미가 더하다.


 


올해 처음 WRC에 출전한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지난 3월 멕시코 대회와 6월 폴란드 대회에서 잇달아 시상대에 올라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번 독일 대회에서 출전 이후 불과 9경기 만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올해 WRC 1~8경기까지 우승을 독식한 절대강자 폭스바겐 모터스포츠팀을 그들의 홈그라운드인 독일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뜻깊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지난 8월21일 대회 직전 발생한 차량 전복 사고로 대회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18시간 만에 정비를 완료해 랠리 시작 시간을 맞추는 등 팀 운영 면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현대차의 WRC 참가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뚝심 있게 밀어붙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유럽시장에서 현대차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WRC 참가가 필수라고 판단, 내·외부 반대를 무릅쓰고 유럽시장 공략용 해치백인 i20를 이용한 경주차 자체 개발과 WRC 참가를 지시했다.

현대차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소형차 엑센트를 WRC에 출전시킨 과거가 있다. 하지만 당시 경주차량 개발과 팀 운영은 모두 현대차가 아닌 외국 전문팀이 맡았다. 따라서 올해를 현대차의 첫 자력 WRC 진출로 봐야 한다.

모터스포츠 대회 참가는 자동차회사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홍보 수단이다.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떤 형태로든 국제적인 모터스포츠에 참가하고 있다. 영국의 자동차 회사인 맥라렌이나 독일의 아우디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이싱 팀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회사가 경기에 참여하는 건 단순히 홍보나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것만은 아니다. 레이싱은 자동차 기술의 시험장이자 각축장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싱은 새로 개발된 자동차 관련 기술을 실제 시장에 적용하기 전 미리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며 “자동차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내 경쟁하는 스포츠인 만큼 각 회사가 준비한 기술을 경쟁적으로 비교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 합본호(제347·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