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데 모이는 한가위가 다가왔다. 바쁘게 명절음식을 준비하고 왁자지껄 윷놀이와 고스톱 한판을 끝내고 나면 무언가 유흥거리를 찾게 되기 마련. 극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느는 이유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고향을 찾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에도 좋은 추석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뜨거운 눈물을 자아내는 <두근두근 내 인생>부터 지루할 틈 없는 오락영화 <타짜: 신의 손>까지 올 추석을 알차게 채울 영화들을 모아봤다.

◆ 두근두근 심장을 두드리는 <두근두근 내 인생>

오랜만에 부모와 함께 극장을 찾아 자극 없는 착한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에게는 <두근두근 내 인생>이 제격이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 나이에 아들을 낳은 젊은 부부 대수(강동원 분)·미라(송혜교 분)와 선천적 조로증으로 16살에 80세의 신체나이를 가지게 된 아들 아름(조성목 분)의 아름다운 작별을 담았다.

심장을 조이는 갈등과 긴장감은 없지만 이별을 준비하는 부모와 속 깊은 아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절로 내 부모, 내 아이가 떠오를 것이다. 익숙한 공간인 서울을 아름답게 담아낸 화면과 작곡가 정재형이 담당한 잔잔한 음악도 때론 따뜻하고 때론 애잔한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친구 같은 아빠 대수로 분한 강동원과 당찬 엄마로 변신한 송혜교는 물론 처음 영화에 도전한 조성목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9월3일 개봉.

◆ 명절엔 역시 고스톱 한판? 돌아온 <타짜: 신의 손>

지난 2006년 개봉해 648만명을 모은 <타짜>가 강형철 감독의 색을 입고 다시 돌아왔다. 전설의 타짜 고니의 조카 대길(최승현 분)이 바통을 이어받은 <타짜: 신의 손>이 9월3일 개봉해 추석 관객과 만난다. 빅뱅의 최승현과 신세경, 곽도원, 이하늬 등이 새로 합류하고 전작에 이어 아귀 역의 김윤석, 고광렬 역의 유해진이 힘을 더했다.

어릴 적부터 도박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대길은 우발적인 사건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해 피도 눈물도 없는 살벌한 도박판에 뛰어든다. 승승장구하던 대길은 뜻밖의 계략에 휘말리고, 그 가운데 오빠의 빚 때문에 도박판에 잡혀 들어온 첫사랑 미나(신세경 분)와 재회하며 두 사람의 운명은 앞을 알 수 없는 화투패처럼 위기의 순간에 처한다.

<써니>, <과속스캔들>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답게 새롭게 돌아온 <타짜: 신의 손>은 무게를 덜고 웃음을 더했다. 가족끼리 즐기기에 딱 좋은 영화지만, 도박을 소재로 한 만큼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 최민식과 스칼렛 요한슨의 시너지 <루시>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 <루시>도 9월3일 추석 극장가 대전에 합류한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최민식이 뤽 베송 감독의 영화로 의기투합했으니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루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가 극악무도한 지하세계의 미스터 장(최민식 분)에게 납치돼 합성 약물 운반에 이용당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몸속에 약물을 숨긴 루시는 갑작스런 외부의 충격으로 약물이 체내에 퍼지며 두뇌 능력을 100% 사용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등 마블 히어로 영화로 전세계적 흥행에 성공한 스칼렛 요한슨과 <명량>으로 국내 최고 흥행기록을 새로 쓴 최민식이 또 한번 흥행의 단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규모는 작아도 영화는 알차다! 다양성 영화

규모가 작다고 그 안에 담긴 감동마저 작을소냐. 각종 국제영화제 초청으로 이미 작품성을 검증받은 영화들도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지난 2월 열린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은 추석 연휴에 앞서 8월28일 개봉했다. 주로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이송희일 감독은 <야간비행>을 통해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노동투쟁 등 더 넓은 사회로 시선을 확장했다. 이재준, 곽시양 등 신예들을 발견하는 맛도 있다.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도 9월4일 국내에 선보인다. 과거 만났던 특별한 여인을 찾기 위해 한국에 온 모리(카세 료)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았다. 일상을 한번 비틀어 보는 홍상수 감독 특유의 감성을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러닝타임은 67분으로 다소 짧다.

영화 <지슬>로 영화제 수상은 물론 흥행까지 성공했던 오멸 감독의 <하늘의 황금마차> 역시 9월4일 개봉한다. 성공을 꿈꾸며 낡은 주황색 수레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한 밴드 황금마차 멤버들 각자의 사연을 하나로 버무렸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신명나는 음악과 코믹한 상황으로 만날 수 있다.

◆ 놓치면 아쉬운 외화

추억의 만화 <닌자 거북이>를 스크린으로 재현한 <닌자터틀>도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을 만난다. 할리우드 섹시스타 메간 폭스와 더욱 리얼하게 표현된 네명의 닌자터틀이 함께 위기에 빠진 뉴욕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8월28일 개봉.

화려한 퍼포먼스와 청춘의 이야기로 사랑받았던 <스텝 업>시리즈의 신작 <스텝 업: 올 인>은 9월3일 공개된다. 부푼 꿈을 안고 LA에 진출한 크루들, 할리우드의 높은 벽을 뚫고 세계 최고의 쇼 배틀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을 건 청춘의 뜨거운 댄스 배틀을 만날 수 있다.

추석에 앞서 8월28일 개봉한 <인 투 더 스톰>은 거대한 스케일의 재난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반가워할 작품이다. 기상이변으로 발생한 슈퍼 토네이도가 오클라호마 실버톤을 덮치며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스크린에 담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