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진출 어렵자 재매각… “희망퇴직 왜 했나” 비난도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4일,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아비바생명을 DGB금융지주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 날인 5일 DGB금융은 농협금융으로부터 우리아비바생명을 매수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DGB금융은 오는 22일부터 약 6주간 실사를 거친 후 주식매매계약을 별도로 체결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금융권과 보험업계는 농협금융이 왜 우리아비바생명을 포기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농협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 재매각을 은밀하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4일 오전에서야 듣게 됐다"며 어이없어 했다. 농협생명의 한 관계자도 "사전에 알려진 바가 없었다. 고위층만 알고 있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 회사를 패키지로 사들였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우리아비바생명의 재매각을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의 우리아비바생명 포기를 두고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초 우리투자증권 매입에 관심이 높았던 농협금융에게 우리아비바생명은 억지로 사들여야 하는 매물이었다는 것. 여기에 우리아비바생명을 통해 변액보험시장에 우회 진출하려던 것에 금융당국이 태클을 걸자 시너지효과에 대해서도 큰 의문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변액보험시장 진출 막힌 것이 '결정타'

보험사 관계자들은 농협금융이 우리아비바생명 인수를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로 변액보험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것을 꼽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과 통합해도 방카슈랑스를 통한 변액보험 판매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합법인과 설계사, 보험대리점(GA)을 통한 변액보험 판매는 허용했다.

농협생명은 현재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못한다. 지난 2011년 독립 보험사로 출범할 당시 '방카슈랑스 25% 룰' 적용을 유예 받는 대신 변액보험과 자동차보험, 퇴직연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25% 룰이란 은행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는 것으로, 농협생명은 이 적용을 유예 받아 농협의 지역조합과 농협은행에서 농협생명 상품을 마음껏 판매할 수 있었다.

따라서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물을 인수하면서 우리아비바생명을 통해 변액보험시장의 우회진출을 노렸지만, 금융당국의 불허 방침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자 재매각을 추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하는 자와 원치 않았던 자의 '딜'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당초 농협금융이 우리아비바생명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매각을 추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아울러 DGB금융이 생명보험업 진출을 간절히 원한 상황이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농협생명의 25% 룰 유예와 변액보험 판매금지 기간은 5년이다. 따라서 오는 2016년부터는 농협생명도 방카슈랑스 25%룰을 적용받고 대신 변액보험 판매가 가능해진다.

보험업계는 농협금융이 애초에 우리아비바생명에는 큰 관심이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농협생명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당시 우리투자증권에 큰 관심을 보였을 뿐 수익과 시장점유율이 낮은 우리아비바생명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거대 생명보험사인 농협생명을 보유한 것도 우리아비바생명에 관심이 높지 않은 이유 중 하나였다.

대형생보사의 관계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던 우리아비바생명을 재매각한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변액보험 판매 불허는 핑계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농협생명이 우리아비바생명 재매각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구매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DGB금융은 생명보험업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면 지방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로서는 처음으로 생보업에 진출하는 셈이다.

앞서 DGB금융은 KDB생명 인수전에도 뛰어 들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실사까지 벌였지만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을 써내 인수가 무산됐다. DGB금융은 KDB생명보다 저렴한 가격에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전에 뛰어들 당시 KDB생명의 가격은 2000억원대로 추산됐다. 그러나 우리아비바생명은 500억~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생보사 관계자는 "파는 곳과 사는 곳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딜이 성사됐다"고 잘라 말했다.

◆"이럴 거면 희망퇴직은 왜 받았나"

농협금융이 우리아비바생명의 재매각을 결정한 것과 관련 비난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얼마 전 실시한 희망퇴직 때문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우리아비바생명 인수가 확정된 직후 김병효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을 만나 "희망퇴직을 통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아비바생명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의 희망퇴직 대상은 1년차 이상으로 사실상 전직원이 대상이었다. 이 희망퇴직으로 1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농협금융은 희망퇴직을 실시한 이유로 농협생명과 합병 후 업무중복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아비바생명이 생보사를 가지지 않은 DGB금융에 인수되면 업무가 중복될 이유가 없다. 희망퇴직은 불필요했던 셈이다.

생보업계 일각에서는 희망퇴직과 관련해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낸다. 농협금융이 재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조직을 가볍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비용을 줄이는 데 가장 손쉬우면서 효과가 큰 것이 구조조정"이라며 "농협금융이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구조조정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