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그런데 요즘 자동차시장을 보면 국내기업들이 좀처럼 홈 이점을 살리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어웨이' 팀인 수입자동차의 공세에 안방에서 맥없이 밀리는 모양새다. 수입차업체들은 최근 두달 연속 월간 사상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올 1∼7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 2010년 한해 동안 팔린 양과 맞먹는 9만여대에 이른다. 반면 국산차는 울상이다. 같은 기간 누적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8% 줄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는 수입차업체들이 연비 등 경제성을 강조한 저가모델을 국내에 대거 출시한 데다 할인프로모션 등 마케팅 경쟁에 나서면서 국산차와의 가격 차이를 줄인 점 등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과연 단순히 차값을 내리고 마케팅을 강화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처럼 빠르게 수입차가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국내소비자들을 지나치게 우습게 본 결과다.
사실 그동안 국산차업체들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더 좋은 품질의 차량을 더 저렴하게 수출하는 전략을 펼쳤다. 더욱이 A/S나 리콜 등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신경 썼다. 이 같은 사실을 해외현지나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인한 국내소비자들이 국산차업체에 적잖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국내소비자들의 국산차 불신은 각종 온라인커뮤니티나 차량 소개 기사의 댓글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수입차를 구입한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기자에게 국산차에 대한 불신을 토로했다. "누가 XXX 같은 국산차를 삽니까. 국산차업체들은 우리 국민을 호구로 알잖아요. 차라리 돈 조금 더 주고 성능 좋은 수입차를 사는 게 낫죠."
최근 수입차를 구입한 주 고객층을 보면 20~30대의 젊은층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나이를 먹고 더 어린 10대들이 20~30대가 돼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과연 국산차를 선택할까.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수입차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이 한번 틀어지게 되면 이를 원래 관계로 회복시키기란 쉽지 않다. 어디 인간관계만 그러랴. 자동차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산차에 등을 돌린 소비자들을 자사의 고객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는다면 국산차업체들은 수입차에 안방을 내주게 될 것이다.
세계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욱 냉엄해졌다. 세계적인 기업이 한순간에 도태되고 신생기업이 세계를 호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예전과 달리 시장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그만큼 능동적인 대처도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국산차업계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