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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960년대만 해도 아시아의 부국이었으나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이 정체되면서 경제적 미개척지로 남아 있던 미얀마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동남아 최고의 유망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미얀마. <머니위크>는 창간 7주년을 맞아 미얀마의 경제 중심지 양곤(Yangon)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는 우리기업들의 활약상을 취재했다.
미얀마 현지인들이 생활하는 주택의 지붕으로 자연스레 눈이 갔다. 녹이 슬어 당장 내려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양철지붕. 심지어는 갈대로 엮어 비를 피하기도 힘들 것 같은 지붕 아래서 미얀마 사람들은 식사를 하고 잠을 청한다. 가끔 햇빛이 반사돼 유난히 반짝이는 함석지붕이 듬성듬성 보일 뿐이었다.
바로 ‘슈퍼스타’(SUPER STAR)라고 적힌 미얀마포스코의 아연도금강판이다. 요즘 미얀마에서 아연도금강판은 인기가 꽤 높다. 아연도금강판 지붕을 얹은 집을 가진 현지인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포스코는 이렇게 미얀마 사람에게 찾아왔고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모두 무모하다고 했지만 결국 ‘1위’
포스코는 1990년대 미얀마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업 중 하나다. 일본계 4개 업체에 이어 5번째로 미얀마 아연도금 철강사업에 진출했다. 전력과 도로 등 인프라가 취약한 미얀마에 지난 1997년 320만달러를 투자하며 합작사인 미얀마 군인복지법인과 아연도금 함석지붕 생산기업 미얀마포스코를 설립했다. 1999년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하면서 미얀마포스코는 기반을 잡아나갔다. 가격 대비 내구성이 뛰어났기 때문에 수요가 매우 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듯했다.
사실 미얀마포스코는 선발 일본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와 회사 성장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2004년부터 저가 밀수품이 대량 유입됐다. 이듬해에는 함석지붕 두께 기준이 0.18∼0.19㎜에서 0.25㎜ 이상으로 강화돼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얀마포스코는 당시 약 1년9개월 동안 공장 문을 닫고 직원의 80%가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와 함께 미얀마 아연도금업계도 침몰했다. 밀수품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업계의 조업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미얀마포스코는 합작사를 통해 미얀마 국가 최고위층에 강력히 요구한 끝에 두께 규제를 없애고 공장을 다시 돌렸다. 회사를 떠났다가 돌아온 직원들은 공장이 재가동되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대대적인 품질 향상과 감성적 TV광고, 명품 마케팅전략을 펼치면서 시장점유율과 제품가격 면에서 업계 선두 위치를 확보했다. 동시에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도 달성했다. 설립 초기 합작사와 함께 5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2200만달러로 크게 올랐다. 올해는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창의적 제품을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더 증가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0%가량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규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1997년 10월 미얀마포스코가 만들어졌을 때 회사 안팎에서는 모두 무모한 투자라고 했다”며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은 미얀마 경제의 과녁을 명중시킨 미얀마포스코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낌없는 지원으로 현지 반응 ‘대환영’
미얀마포스코는 포스코에 경제적 수익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현지 사회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태풍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한 지난 2008년에는 미얀마정부에 피해복구 자금 5만달러를 지원했다. 학교가 통째로 사라진 보갈레이 지역에는 4만5000달러를 들여 학교를 새로 지었다. 또 피해를 입은 한국 교민에게도 1만5000달러를 선뜻 건넸다. 지난 2010년에는 한글학교 건립지원금으로 3만달러를 쾌척하는 등 미얀마 한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매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회사 인근 달라바웅 마을의 학교, 진입도로, 마을도서관에는 모두 미얀마포스코 직원들의 손길이 묻어 있다. 이곳 초등·중등학교 교장들은 “미얀마포스코 덕분에 학교에 우물이 생겼고, 학생들이 비가 새지 않는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미얀마포스코는 주변 봉제공장에 비해 2배 이상의 급여를 지급한다. 10년 이상 근무한 모범사원을 대상으로 부부 동반 해외여행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는 부부 7쌍이 태국을 다녀오면서 기념사진과 함께 임직원에게 감사의 글을 전했다. 임직원도 축하의 글을 남기는 감사나눔활동에 적극적이다. 평소 다른 부서에 고마웠던 내용을 서로 공유하면서 소통과 신뢰를 다지는 ‘미얀마 스타일’ 감사나눔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직원 제일주의 경영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얀마포스코 바로 옆 부지에 있는 미얀마포스코강판은 올해 11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미얀마포스코강판은 미얀마 최초의 로컬 컬러강판 제조기업이다. 시장의 수요 특성에 따라 0.18㎜의 초극박재까지 생산할 수 있다. 올해 기준으로 연산 6만~7만톤 규모의 컬러강판과 지붕재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수요가 1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원병철 미얀마포스코강판 법인장은 “미얀마는 비가 많이 오는 기후인 데다 이곳 사람들이 최근 색상에 주목한다는 점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며 “내구성이 좋은 함석지붕에 미얀마 최초로 다양한 색상의 컬러강판을 생산한다는 점은 미얀마포스코강판의 성장을 빠르게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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