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엔 줄잡아 700만명의 자영업자가 있다. ‘장사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장사는 결코 녹록지 않다. 지난 2013년 3월 기재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창업한 99만4000명 중 84만5000명이 폐업했다. 폐업률이 무려 85%에 이른다. 성공적인 장사를 위해서는 시장은 물론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해석하는 힘이 필요하다. 흔한 말로 ‘세상 물정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중졸 학력에 자산이 13조원이 넘는 중국 최고 부호 쭝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은 거부의 비결로 ‘영선반보’(領先半步)를 꼽았다. 남보다 많이 앞서지 말고 딱 반걸음만 앞서라는 것이다.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는 남보다 반걸음 앞설 수 있는 비결에 대해 한수 가르쳐주는 책이다.

보통 창업 하면 음식장사를 생각한다. 하지만 폐업률이 95%에 이르고 평균 생존기간은 2.4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음식점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업이 아니라는 데 십분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장사에 성공하는 데 묘책은 없는 걸까.

책에서는 푸드트럭을 대안 중 하나로 꼽는다. 미국은 푸드트럭이 성행하고 있다. LA에서 영업중인 코기타코라는 푸드트럭은 김치와 불고기를 멕시코 음식 타코에 접목시켰는데 연 매출이 200만달러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월 2억원 이상을 판다. SNS를 이용해 푸드트럭의 위치를 알리는 서비스를 시작하자 코기타코를 팔로잉하는 고객들이 서로 푸드트럭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공유한 뒤 줄지어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현재 팔로워가 3만명이 넘는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뉴욕에서 프랑스 제빵사 도미니크 앙셀이 ‘크로넛’을 팔기 시작했다. 글자 그대로 크로아상과 도넛을 합친 말이다. 생긴 것은 도넛인데 맛은 크로아상이다. 매일 동틀 무렵이 되면 수십명이 줄지어 서있을 정도로 인기라 하루 300개만 굽고 한사람당 두개만 판다. 미시간 트래버스시티에서는 미니 사이즈와 디저트라는 두 가지 트렌드를 결합한 모셀스라는 베이커리가 문을 열었다. 건강한 식재료로,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의 디저트를 만들어 판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간편대용식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어 이러한 비즈니스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경제침체에 따라 창업의 기회는 갈수록 줄어든다고 하지만 역발상을 발휘하면 오히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 대표주자는 일본의 다이소다. 다이소는 다양한 상품 갖추기, 고품질전략, 고객위주 전략의 3가지 핵심전략을 내세운다.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해놓는 것은 기본이고 개별상품에서 무조건 마진을 남기려고 하기보다는 전체 영업이익이 나도록 하는 데 신경 쓴다. 때문에 원가 100엔짜리를 100엔에 팔기도 한다.

요즘 불황이라며 힘들다고들 한다. 사실 돌이켜보면 불황이 아닌 적이 없었다. 장사가 안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변화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업종, 영업방식 등에 변화를 줘야 한다. 이 책은 그에 관한 유용한 팁을 제공해준다.

김영호 지음 | 부키 펴냄 | 1만58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