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본사.


일동제약의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업계는 사실상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녹십자측은 "다음 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 각 1명을 녹십자 추천인사로 선임하겠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일동제약에 보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3명의 일동제약 이사진은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과 이종식 감사, 최영길 사외이사다.


주주제안권은 지분율 1% 이상인 주주가 주주총회 때 논의할 안건을 제출할 수 있는 권리로, 제안서를 받은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서에 법적인 하자가 없는 이상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해야 한다.


만약 녹십자가 지난해 매출 4000억원 정도인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지난해 매출 9753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대에 진입하지 못한 녹십자로서는 유한양행을 넘어 단숨에 제약업계 1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하지만 녹십자의 이같은 제안에 일동제약은 같은날 "녹십자 측의 제안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며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반응했다. 


다음은 일동제약의 공식 입장 전문.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권 행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녹십자는, 그간 일동제약에 대한 녹십자의 주주권리행사가 적대적 M&A 시도가 아닌 상호 협력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습니다.

이처럼 녹십자는 협력과 발전을 표방하고 있으나, 지난해 1월, 차입과 계열사를 동원하여 일동제약 주식을 매입,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 바 있고, 이번에는 일동제약의 2014년 실적을 호도하며 예고 없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등 일련의 권리행사가 적대적 M&A로 해석되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주주권리행사는 오히려 일동제약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이는 녹십자가 내세운 협력 취지에도 위배되는 바, 이에 대해 적대적인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합니다.

즉, 우선적으로 상호간의 신뢰구축이 강력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 판단되며, 이에 대해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녹십자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2월 16일까지 요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