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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커가 제시한 목표관리, 지식근로자, 혁신 등의 키워드는 이미 많은 중국기업에서 일상어가 됐으며 중국의 전통적 가치관과 드러커를 연계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구글 검색의 경우 약 36만건의 웹페이지가 검색되고 국립중앙도서관이 보유한 피터 드러커 관련 자료는 도서 및 비도서, 논문 등을 포함해도 400여 종에 그친다.
이러한 가운데 출간된 <피터 드러커, 재즈처럼 혁신하라>는 독창적인 드러커 연구물을 갈망해온 드러커 신봉자나 독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 그동안 국내 출간된 번역서를 제외한 드러커 서적 대부분이 그가 생전에 쓴 명저에서 핵심 내용을 추려 정리하거나 그의 어록을 엮어 만들 뿐 이처럼 새로운 관점에서 깊이 있게 재해석한 책은 드물었다. 드러커의 경영철학을 재즈라는 메타포로 신선하면서도 알기 쉽게 풀어낸 점은 이 책의 큰 매력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철학의 근간은 ‘혁신’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혁신은 여전히 모호한 개념이다. 기술적 진보에 초점을 맞춰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거나 일상의 작은 문제점 개선조차 혁신으로 간주하는 식으로 확대해석 되기도 한다. 이렇게 축적된 혁신의 피로감 때문에 분위기 반전 혹은 새로운 어젠다 설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최근에는 창조경영이란 말이 혁신의 의미를 대신하기도 했다.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하나의 행동양식으로 보고 혁신을 기업가가 갖는 고유한 도구이며 하나의 이론으로서 습득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했다. 책에서는 창조적 파괴와 기업가정신, 그리고 혁신의 핵심을 재즈라는 메타포로 자연스럽게 풀어나갔다. 그 바탕에는 저자들의 내공이 버티고 있다. 그 내공은 오랜 기간 드러커에 관해 그들이 쏟아부었던 애정과 헌신, 연구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이 책은 분류상 경영서지만 분명 인문학적 통찰이 녹아 있는 책이다. 데카르트의 합리적 세계관에 도전하기도 하고, 뉴튼의 기계적 세계관에 대립해 혼돈과 불확실성에서도 자기조직화를 통한 질서가 창조된다고 주창하는 양자물리학의 유기적 세계관을 드러커의 혁신 사상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재즈라는 음악을 능숙히 풀어헤치고 또 결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혁신을 설명하는 과정은 이 책을 읽는 묘미다.
드러커 사후 지난 2008년에 발간된 <매니지먼트> 개정판에서 드러커는 “경영은 인문학이다”라는 주장을 명확히 했다. 탐욕자본주의로 인한 기업의 몰락과 인간관계의 황폐화가 지속될수록 드러커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인문학적·사회생태학적 사고로 사유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을 통해 드러커의 경영철학과 지혜가 한국 사회에 오롯이 전파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허 연·장영철 지음 | 비즈페이퍼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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