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내내 지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경기가 나쁘지 않은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시행해 시중에 유동성 파티가 다시 한번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보인다면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업종이나 종목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시장전문가들은 이제 실적회복(턴어라운드)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3월이 지나면 1분기 실적시즌이 돌아온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장사들의 예상이익 하향추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이는 3년간 지속된 기업이익의 하향 추세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1분기 실적, 명암 가를까
통상 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은 실적전망 공시를 통해 그해의 목표실적을 내놓는다. 증권사 역시 이를 바탕으로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최근 몇년간 매 분기, 혹은 매년 말에 하향되는 경우가 많았다. 증권시장에서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이러한 실적 하향추세가 최근에는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 센터장은 “다만 에너지·운송·증권·IT하드웨어 등은 실적 전망치가 올랐지만 조선·기계·유통·통신서비스 등은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업종별로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실적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는 업종에 주목하라는 것. 또한 이 센터장은 “많이 하락해 현시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자동차업종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기회복으로 인해 글로벌자동차 판매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회사 차원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을 진행하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대부분 실적 호전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앞으로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종목으로 꼽았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건설과 같이 실적 호전 가능성이 큰 경기민감주가 유망해 보인다”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소비재업종이나 헬스케어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최근 지수를 끌어올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당분간 현재 가격이 저렴한(많이 하락한) 조선·철강·자동차 등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은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ECB가 3월부터 시행하는 양적완화로 인해 시중에 돈이 풀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업종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 코스닥·건설·바이오, 주의해야
기대되는 업종이 있다면 우려되는 종목도 있는 법.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많이 오른 업종과 코스닥시장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이 밸류에이션 부담영역에 진입했다”며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의 상승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대형주의 상승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코스닥시장보다 코스피시장의 대형주 위주로 보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형주는 대체로 1분기에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데다 ECB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외국인 매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당분간 대형주들이 중소형주(코스닥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너무 많이 오른 종목은 당분간 두고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연초부터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건설업종의 경우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할 것을 권했다.
바이오주를 조심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곽병열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과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헬스케어 관련주 가운데 급등했던 바이오주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바이오 관련주 등이 기업실적 대비 상승폭이 컸던 만큼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외에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을 받는 중국 소비관련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단기적으로 차익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관련주는 이익의 안정성과 개선세를 감안하면 추세적으로 상승 흐름이 유효하다”며 “다만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당분간은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낙폭과대 종목으로 보인다 해도 실적부터 체크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주의 경우 낙폭과대 매력이 있다”며 “하지만 실적 개선이 지연될 전망이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