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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은 박소연은 로미오 역을 맡은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과 결혼을 해 화제가 됐다.
당시, 신인이었던 박소연은 차세대 뮤지컬 배우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서울대 성악과 출신으로, 민하임국립음악대학대학원에서 성악 석사를 마치고 뮤지컬계에 입문했다.
‘줄리엣’ 박소연의 사랑은 길지 않았다. 결혼 8개월만인 지난 2010년 10월에 두 사람은 ‘이혼’을 택했다. 이후 박소연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뮤지컬 배우로서, 여자로서 그는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가끔 무대에 얼굴을 비치기는 했지만 뭇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는 날카로운 화살촉과 같았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후 그는 다시 무대에서 힘차게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 무대에 오르기 전, 인생의 무대에서 당당히 서고 싶다는 박소연을 만났다.
Q. 최근 5년간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박소연 : 5년 전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신인 배우가 동종 업계의 영향력 있는 유명 배우와 이혼 후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일부터 시작해서 몇 가지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대구와 중국에서 뮤지컬 '투란도트'를 계속 공연했었는데 수도권에서 진행된 작품이 아니라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013년에는 '미스터온조'라는 창작뮤지컬에도 참여했었는데 안타깝게도 흥행이 되지 않은 작품이어서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Q. 그동안 미디어에 노출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는.
박소연 : 저는 배우이기 이전에 평범한 한 여자이고, 한 가정의 딸입니다. 개인적인 좋지 않은 소식으로 자꾸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통해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침묵으로 일관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와 관련한 기사가 미디어에 오르내릴 때 마다 저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의 기사들이 보도되고 구설수들이 만들어지는 탓에 저와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었습니다.
일례로 최근 2월 한 방송에서 이혼한 분의 출신 학교가 이슈화되어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언급됐고, 사실이 아닌 내용의 기사들이 저와 관련된 검색어에 노출이 됐습니다. 힘없는 여배우이기 때문인지 저에 대해서 원치 않고 잘못된 방법으로 언급하는 기사들에 대해 기사 삭제 요구를 했지만, 새로운 기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을 보면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이야기되는 저의 과거가 아닌, 저에 의해서 이야기 되는 제대로 된 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박소연 : 불행했던 일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2006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2009년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서 상대를 만나기까지 저는 다양한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게 맞는 이성을 보는 눈과 결혼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결혼 후 몇 달 동안 혼인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큰 차이점을 발견하게 됐고, 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없음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결국 ‘이혼보다 더 큰 불행을 피하기 위해’ 이혼을 결정했습니다. 결혼생활에 대해서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한 채 열정만 갖고 선택을 했던 저의 잘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배우로서 활동하면서 이혼을 선택한다는 것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에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제 선택을 여성분들은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혼 후 그 분이랑 연락하고 지낸다는 기사가 나왔다.
박소연 : 최근 기사에서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다'라는 내용을 봤는데 이혼 후 어떤 물건을 돌려 달라는 연락을 받은 것 말고는 일체의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직업상 이미지가 중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결코 과도하게 미화되거나 포장된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박소연 : 상상 이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상대가 같은 업종에 있고 대중으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이었기에 같은 업계에서 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이혼으로 인한 아픔이 컸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무대 생활과 함께 사회 활동 자체를 접으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지인들의 위로와 도움, 많은 책들과 고민 속에서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냈고 덕분에 많이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배우로서 세상에 나올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제게 허락된 재능인 노래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발견하게 되면서입니다. 부족하지만 이 재능을 통해 저 같이 힘든 일을 겪거나 저보다 더 힘든 분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Q. 힘든 일이 있은 후 박소연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박소연 :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진부하지만 제게 사실로 느껴지는 말입니다. 사랑에 대한 생각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첫 번째로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생각과, 두 번째로 문화인으로서 받는 팬들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하게 됐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드리자면 이혼 초기 저는 제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우고 스스로를 비난하고 공격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이해의 시간을 가지면서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전의 저는 '사랑 = 열정, 열정이 없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믿었었다면, 지금의 저는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는데 있어서 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의 저는 '사랑 = 신뢰와 믿음, 희생,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가치관' 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팬들과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이전의 저는 팬들로 부터 받는 사랑이 제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이전에는 문화인으로서 가진 재능을 갖고 열심히 일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었다면, 지난 몇 년간 작품 활동을 줄이고 소수의 작품 활동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팬들의 사랑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질 수 있었던 재능이 저에게 주어진 이유에 대해서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노래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저의 노래를 통해서 위로를 받거나,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지난 시간의 제가 많이 부끄러워졌습니다.
Q. 이전 보다 많이 성숙되고 따뜻해진 것 같다. 이 역시도 힘든 일을 통해서 얻게 된 것인가.
박소연 : 음악을 사랑해서 음악을 전공했고 뮤지컬 배우가 됐습니다. 음악을 사랑해서 음악가와 결혼했고, 그와의 이혼으로 크게 상처 받으면서 '나는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 '음악 때문에 내 삶이 불행해졌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다시 시작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이런 저를 변화시킨 것은 이혼 후 작품활동과 사회활동을 다 접었다가 지인의 요청으로 참석하게 된 한 봉사음악회가 계기였습니다.
Q. 봉사음악회에서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나.
박소연 :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이혼하고 얼마 안 된 상태라서 온통 머릿속이 불행으로 가득 차 있어서 노래를 못할 줄 알았습니다. 작고 비좁은 간이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마치고 내려와서 알았습니다. '노래를 하는 동안의 나는 슬프고, 불행하지 않다'라는 것을. 그리고 무대를 마치고 한 관객으로 부터 '당신의 노래로 인해서 내가 갖고 있었던 힘든 마음이 치유될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 '나의 최고의 능력은 음악을 통한 사랑의 능력이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다시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고, 노래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솔직히 조금은 두렵습니다. ‘아직 내 음악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훼손된 이미지로 인해서 환영받지 못하지는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 음악을 사랑해주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제게 주어진,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서 그들과 소통하고 세상에 제가 가진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나를 살게 하는 이유’이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찾았습니다.
박소연 : 인품이 훌륭하고 따뜻한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박소연 :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주어진 재능뿐 아니라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사람으로서 내면의 고민을 통한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내면을 키우고 정신을 성숙시키며 부족한 부분을 계속적으로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뮤지컬 공연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뮤지컬 작품으로 찾아뵙고 그동안 성숙된 저의 모습을 팬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품 이외의 활동으로는 후배들을 양성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또 부족한 재능이지만 그 재능을 통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러한 일에 계속 쓰임 받고 싶습니다.
<사진=스타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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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 기자
머니S 강인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