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2년 만에 위기에 놓였다. 그가 취임 초 야심차게 추진해온 포스코 위기극복 프로젝트가 검찰의 포스코건설 압수수색에 연기되거나 전면 재검토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향한 사정의 칼날이 권 회장을 비롯해 포스코 경영진까지 뒤흔들면서 권 회장이 사면초가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21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권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검찰이 포스코건설 100억원대 비자금 의혹으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그가 추진한 국내외 사업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
권 회장은 지난해 1월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국철강의 자신감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 2년차를 맞은 지금 자신감 회복은커녕 '초라한 포스코'(POSCO the Shabby)로 점점 추락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혐의로 발목을 잡힌 분야는 해외비즈니스다. 권 회장은 이달 말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포스코건설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건설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한 협약서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PIF는 지난해부터 포스코와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포스코건설 지분 약 40% 인수하고 현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담당할 건설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할 계획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포스코그룹과 포스코건설 해외사업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해 전·현직 임원들이 검찰에 줄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협약 체결이 미뤄지거나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포스코그룹의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하는 사우디 '국민차 사업' 참여도 불투명하다. 당초 대우인터내셔널은 PIF가 설립하는 사우디 국영 자동차회사 지분을 인수하고 자동차 설계와 부품조달, 조립 등 생산 공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포스코그룹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대우인터내셔널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마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경남기업 등과 함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런데 검찰이 최근 포스코건설 해외 비자금 루트를 찾기 위해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하면서 언제 어떻게 대우인터내셔널에 불똥이 튈지 알 수 없게 됐다.
재계의 관계자는 "포스코의 중동사업이 차질을 빚게 되면 권 회장이 추진한 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 동력이 힘을 잃게 될 것"이라며 "사정의 칼날이 빗발치는 현 상황에서 권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중동)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협약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국내 사정도 안심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포스코그룹과 포스코건설의 주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진 않지만 언제 어떻게 투자자금이 빠져나갈지 알 수 없다. 실제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포스코 주가는 0.6% 하락했다. 이 기간 뉴욕 증시에 상장된 포스코 주식예탁증서(DR) 가격은 2.8%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비자금 논란으로 투자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당장은 투자보다는 관망세로 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