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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지난 1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으로 보인다”면서 “빠른 공장가동에만 눈이 멀어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SK하이닉스 최고책임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 내 신축된 10층짜리 공장(M14)에서는 지난달 30일 낮 12시쯤 배기장치 공기통로(배기덕트)에서 내부를 점검하던 협력업체 직원 서모씨(42) 등 3명이 잔류가스에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들을 배기덕트에서 빼내기 위해 잠시 들어갔던 동료 직원 4명도 두통을 호소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배기덕트 시설은 반도체 생산과정서 발생한 유해가스를 뽑아내 LGN(액화천연가스)를 주입, 태운 뒤 배출하는 설비다.
서씨 등은 사고 전날 배기덕트를 시험가동한 뒤 내부점검 차 이날 오전 11시쯤 안으로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전모와 안전화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마스크나 방독면 같은 호흡기 안전장구는 착용하지 않은 채 배기덕트 안으로 들어가 내부에 잔류한 질소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즉각 공식사과에 나섰다. 경영지원부문장인 김준호 사장은 사고 후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로 협력사 직원 3명이 사망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돼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올림 등 시민단체는 “이번 사고는 애초 압축공기(CDA)를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는 스크러버 설비에 시운전 일정을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압축공기 대신 질소를 투입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현장노동자들의 증언을 빌려 "SK하이닉스는 M14 라인 증설을 매우 서둘렀다고 한다. 공사는 24시간 내내 가동됐다"며 "기존 양산 라인이던 4개의 크린룸(라인)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규모(2만평)의 크린룸(M14 라인)을 증설하는데 신규인력 충원 계획도 없이 자연감소인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소문이 흉흉하게 돌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사고가 발생한 M14 공장(크린룸)의 오픈을 오는 6월로 계획했다가 이를 한 달 앞당긴 5월 1일로 하려했다고 한다”며 “턱없이 부족한 인력에 공사기간까지 단축하려다 보니 안전 규정을 지킬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라고 ‘공기단축에 의한 참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무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원청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바꿀 힘이 있으면서도 바꾸지 않는 경영진과 원청사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우리(노동자들)는 미래에 또 다시 똑같은 비극적 현실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와 밀폐공간의 질식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정부당국은 사업주 처벌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대재해를 막기 위한 사업주처벌 강화 ‘기업살인법’을 즉각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현장감식과 사망자 서씨 등 3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위법사항 발견 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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