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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동통신사의 고객유치 전쟁이 ‘보조금’에서 ‘요금제’로 옮겨갔다. 이 같은 요금전쟁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연내 출시를 예고한 제4이동통신사와 알뜰폰 등이 전쟁에 가세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서다. <머니위크>는 이제 막 개막한 요금제 전쟁을 살펴보고 통신사별 상품을 꼼꼼하게 비교 분석했다. 또 전문가를 통해 데이터 요금제의 허와 실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KT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국제전화 투표사건’과 관련해 공익제보 후 해직된 이해관(52) 통신공공성포럼 대표(전 KT 새노조위원장)는 최근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중심 요금제’가 “가계통신비 절감방안이 아니다”고 힘줘 말한다. 신유형의 요금제 출시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을 뿐 가계통신비 절감에 대한 정답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4~5GB 데이터 요금제, 왜 없을까”
지난 5월 초 KT가 업계 최초로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이 연이어 비슷한 유형의 요금제를 출시했다. 각사별로 요금제 명칭과 세부내용은 달랐지만 골격은 같았다. 3사 모두 “해당 요금제가 가계통신비 절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실제 100만에 가까운 소비자가 이통3사의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중심 요금제에 대한 부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해관 대표도 그 중 한명이다. 그는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점을 우선시했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와 이통3사가 외치듯 신요금제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가져올 해결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업사원과 대리·택배기사 등 전화(유무선 음성)를 많이 사용하는 특수직 종사자라면 혜택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외 사용자들은 큰 차이가 없어요. 데이터중심 요금제 출시 이전에도 다수의 사용자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데이터 등 세가지 요소 중 ‘데이터’ 위주로 요금제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데이터 요금제 변경 시 절감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요금이 더 부과될 수도 있어요.”
예컨대 SK텔레콤의 경우 기존 ‘전국민무한69’ 요금제 사용자가 ‘밴드데이터51’로 변경했을 때 월정액 요금은 각각 6만9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1만8000원 이상 할인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존 요금제는 장기가입에 따른 요금할인제도인 ‘약정할인’(1만7500원)을 반영해 실 납부액이 5만8400원(이하 부가세 포함)으로 줄어드는 반면 약정할인이 선반영된 데이터중심 요금제의 실 납부액은 5만6100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약 2000원의 차이로 대폭절감이 아닌 소폭할인에 그친다.
이 대표는 “이러한 측면에서 데이터중심 요금제는 요금인하 방안이 아니라 선택기준이 현실화됐고 넓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의 ‘꼼수’(?)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요금제에 4~5GB 데이터 구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통3사 요금제를 보면 기존 요금제든, 신규 데이터중심 요금제든 4~5GB 요금제 모델이 없어요. 3GB에서 바로 6GB로 넘어가죠. 문제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4~5GB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상품설계 시 이 구간을 제외함으로써 한단계 이상의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죠.”
‘최저가’ 2만원대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이통3사 모두 2만원대 요금제에 300MB(LGU+ 동영상 시청 시 300MB 별도 제공)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대표는 “2만원대 요금제의 실효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실 가입자는 데이터 사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노년층에 국한될 것”이라며 “사실상 국민 평균 2GB 이상을 사용하기 때문에 4만원대 요금제가 마지노선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대해 “이통3사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요금제를 디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터중심 요금제의 출시로 요금제의 안이 다소 늘어났으나 여전히 선택의 폭은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VoLTE’ 시대, 수입원 위한 지지대”
데이터중심 요금제 출시로 이통3사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일시적으로는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어요. 그러나 대세불변이에요. ‘VoLTE’(LTE 데이터망을 이용한 음성통화/데이터 사용량 단위로 요금 부과)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음성으로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니에요. 사실상 데이터중심 요금제는 VoLTE시대의 수입원을 위한 지지대를 만든 것이라 볼 수 있죠.”
이에 이 대표는 데이터중심 요금제가 아닌 별도의 가계통신비 탕감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기본료 인하와 통신3사의 상품 차별화다.
“통신요금을 더 내릴 여지는 충분해요. 통신업은 초기투자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기본료를 통해 ‘망 구축비용’을 보전해줘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망 구축도 완료된 만큼 더 이상 기본료를 받아선 안된다고 봅니다. 또 마케팅비용에 과도한 비용을 투자해요. 사실상 서비스의 가격이 비슷해 상품 차별화가 없으니까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거죠. 가격경쟁을 하면 과도한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경쟁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소비자가 이통3사의 또 다른 ‘호갱’(호구+고객의 신조어)이 되지 않는 길은 없을까. 이 대표는 “이용자가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넓어진 선택지에서 자신이 평소 쓰는 음성과 데이터를 분석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만이 데이터중심 요금제 시대에서 살아남는 길이에요. 조금 더 적극적인 시각에서 소비자가 데이터 요금을 내리기 위한 통신비 인하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63년생 ▲2011년 KT 새노조위원장 ▲2012년 KT 해고 ▲현 통신공공성포럼 대표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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