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부동산 디벨로퍼 전문기업인 SK D&D가 오는 23일 상장한다. 디벨로퍼는 기존의 부동산 시행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개발사업을 운영한다. 시행사가 타인의 신용을 이용해 사업을 하는 데 비해 디벨로퍼는 자기자본과 신용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기획, 마케팅, 사후관리 등 개발의 전영역을 총괄한다.
SK D&D는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하는 부동산 디벨로퍼다. 시장에서는 SK D&D의 성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디벨로퍼가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최창원 SK가스 부회장이 지배구조의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여 새로운 투자기회가 주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 동종업종보다 낮은 매력적인 PER
지난 2004년 SK건설의 분양대행사로 출발한 SK D&D는 대부분의 시행사가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오피스, 도시형생활주택, 지식산업센터, 비즈니스호텔,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에 주력한다. 특히 대기업 집단임에도 SK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없이 모두 외부거래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D&D는 신주 발행한 160만주와 엔에이치에스지(NH-SG) 사모투자펀드(PEF)가 보유한 135만주를 일반공모방식으로 상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PEF의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400억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다.
NH-SG PEF는 지난 2012년 SK D&D의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15만주를 주당 19만8000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RCPS를 액면분할 해 75만주로 만들었고 이 중 60%인 45만주를 1주당 보통주 3주의 비율로 전환해 135만주의 보통주를 보유 중이다.
따라서 이번 공모에서 보유 중인 보통주 전량을 내놓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PEF의 보유물량이 잠재적 매도물량으로 남는 것보다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회수를 일찌감치 하는 것이 변동성을 줄이는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SK D&D와 같은 디벨로퍼가 상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기업으로 일본의 헤이와부동산, 게이한신부동산, 에어포트패실리티스 등 3개사를 선정해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구하고 SK D&D와 비교했다. 이들의 평균 PER은 14.37배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SK D&D는 올해 매출액 255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달성해 지난해보다 각각 45.8%, 3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30.9% 늘어난 25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올해 예상 PER은 10.5배, 오는 2016년의 예상 PER은 8.2배 수준이어서 양호한 주가흐름이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형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올해도 대형프로젝트 매출인식으로 인해 매출성장이 예상되고 기타 프로젝트 등이 추진돼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최창원 부회장 지분에 주목
지난해 기준 SK D&D의 유형별 매출은 주력사업 분야인 분양수입이 78.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용역수입(9.8%), 상품매출(6.7%), 임대수입(3.8%) 등이 이었다. SK D&D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진출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진출한 이후 SK D&D는 대구 하수처리장 태양광발전소,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소 등의 사업을 영위했다.
시장에서는 모회사인 SK가스가 석탄발전인 당진발전을 인수하고 고성그린파워에도 출자해 잠재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대상자가 된 만큼 시너지를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2017년까지는 현재 주력사업인 부동산 개발과 임대수입이 주요 수익원이겠지만 오는 2018년부터는 신재생에너지사업 분야의 매출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스테판윤성 대표. /사진제공=SK D&D SK D&D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지난 2012년 당산동 지식센터와 2013년 수송동 복합빌딩 등의 대형개발사업을 착공함에 따라 6~7%대로 낮아졌다. 이는 부동산개발회사의 특성상 초기자금 부담이 가해지는 구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는 이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운영수입이 들어와 영업이익률도 14%로 높아졌다.
상장 이후 SK D&D의 최대주주는 SK가스로 지분 33.8%를 보유하고 최창원 SK가스 부회장이 26.2%, 태영건설 7.6%, 우리사주 8.5% 등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지분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총 67.58%는 상장 이후 6개월 동안 보호예수된다. 투자자들은 최창원 부회장이 보호예수기간 이후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지 여부에 주목한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SK가스→SK D&D’의 지배구조 정점에 서려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SK케미칼의 지분을 30% 이상으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지분을 13.17% 보유 중이어서 SK D&D 지분매각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만일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6개월 후의 주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 부회장이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은 6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말하면 시장에 600억원의 물량이 풀리는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장예정주식의 24%가량이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되는 경우 추가적인 물량출회로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