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신세계그룹이 오랫동안 만지작거리던 편의점 카드를 빼들었다. 브랜드 이름은 ‘위드미'(with me). 이름처럼 콘셉트로 내건 키워드도 ‘상생’이다. 위드미는 기존 편의점과 달리 ‘로열티·영업시간·위약금’ 등의 측면에서 점주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편의점계의 신세계’를 노렸다. 업계 관심은 뜨거웠다. 예비창업자와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위드미 열풍’이 불면서 사업설명회장에 수천명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 그로부터 1년. 편의점업계를 강타하던 ‘위드미 바람’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었다. 점포 확장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매출 역시 제자리걸음 상태. 점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위드미가 출범 당시 야심차게 내건 상생 전략도, 신세계라는 백그라운드도 시장에선 더 이상 매력적인 카드가 되지 못했다. 위드미는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효과는 못보는 듯하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가 지난해 말 윤명규 위드미FS 대표이사를 구원투수로 내세웠지만, ‘암흑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조한 점포 수 확장과 매출 부진이 실적 반등을 짓누르고 있는 것. 출범 초기 확실한 백그라운드로 통했던 신세계와의 시너지도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 경쟁력 악화로 난항

신세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드미는 지난해 목표로 설정한 점포 수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위드미는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137개던 점포 수를 연말까지 1000개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501개로 목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올 들어 출점속도는 더욱 더뎌졌다. 지난 3월 612개에서 7월1일자 기준 725개로 6개월 동안 약 200여개의 매장을 늘리는 데 그쳤다. 

/사진제공=신세계 위드미

편의점은 사업특성상 점포 수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매장 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난 뒤 손익분기점을 넘어야 매출 이익률이 크게 오르는 구조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한 편의점시장에서 점포 수 확장이 미미하다 보니 지난해 실적도 좋지 않았다. 위드미는 지난해 501개 매장에서 매출 291억원, 영업손실 139억원을 냈다. 올 1분기에도 5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손실 폭이 43억원 더 늘어난 셈이다.

결국 위드미 지분 100%를 가진 이마트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이마트는 올 초부터 ‘가맹점 출점 확대에 따른 투자비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위드미에 80억원 추가 출자를 결정하는 등 본격적인 자금수혈에 나섰다. 


위드미 한 관계자는 “아직은 사업 초기단계로 적자상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점포 수가 늘어야 손익분기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오픈을 많이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점포를 확대하기보다는 점주의 이익과 상생을 도모하는 방안으로 하다보니 당초 예상보다 더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편의점 개수가 2000~3000개 사이에 머물러야 손익분기점 근처에 가지 않을까 예상하는데, 현 오픈 추세를 보면 올해 안에 1000개를 달성하고 2~3년 안에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런 기대감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바람 빠진 위드미를 구하기 위해 지난해 말 윤명규 대표가 긴급 투입됐지만, 위드미의 1년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신세계 위드미 모듈러 매장 전경. /사진제공=신세계 위드미

◆수익성 아직… 신세계 약발도 시들

윤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신세계에 입사했다. 이후 이마트 창동점, 서부산점 점장, 이마트 수산팀장, 청과팀장을 거쳐 경영지원실로 자리를 옮겨 인사담당 상무 등을 역임했다. 유통 전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그가 위드미의 정상화를 이끌 적임자로 선정된 이유다.

하지만 취임 후 조직안정과 수익성 측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 윤 대표가 이마트에서 물류를 담당했던 만큼 위드미의 제품군과 상품구성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여전히 위드미는 타사에 비해 상품 구색이나 맛이 떨어진다는 혹평에 시달린다. 

점포 수 확대를 위한 시스템 마련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표가 취임할 무렵 점포수가 500개에 달할 때까지만 해도 위드미는 신세계 바운더리 안인 아웃렛, 백화점 주변, 터미널 주변 등에 잇따라 오픈을 했으나 윤 대표가 온 후에는 ‘신세계 바운더리’가 안 먹히는 상황이 온 것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 주변 내 오픈이 어느 정도 찬 후 다른 상권에 오픈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위드미는 개발 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른 대안이 나오지 않아 출점속도, 매출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 취임 후 기대됐던 시너지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도 위드미가 목표치를 크게 밑돌면 윤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능력도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CU-GS25-세븐일레븐으로 대변되던 국내 편의점시장에 새로운 편의점 상생 모델을 제시한 위드미. 초반 기대와 달라진 위드미의 위상을 윤 대표가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윤명규 대표는?
1961년 7월생 ▶ 1989년 12월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 1989년 5월 신세계 입사 ▶  2010년 12월 신세계 이마트부문 인사담당 상무 ▶ 2012년 12월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인사담당 상무 ▶ 2013년 12월 이마트 경영총괄부문 경영지원본부 물류담당 상무 ▶ 2014년 12월 위드미에프에스 대표이사(현)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