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여파가 주식시장으로 번졌다. 롯데그룹주가 대부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판 ‘왕자의 난’인 이번 사태를 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이른 타협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후계구도를 놓고 법정 소송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의 지배구조를 문제삼고 국세청이 롯데그룹 사내 광고회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그룹주 폭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뉴스1 박세연 기자

◆바닥 친 롯데그룹주

지난 6일 현재 롯데쇼핑은 2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2만9000원보다 7000원(3.06%) 떨어진 금액이다. 지난달 31일 25만2000원을 기록한 이후 5거래일 만에 3만원(11.90%)이 빠졌다.


다른 계열사들도 주가가 곤두박질친 건 마찬가지다. 롯데제과는 이날 176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188만7000원보다 12만원(6.36%) 줄었다. 지난달 30일 199만원에서 22만3000원(11.21%) 빠졌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29일 94만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6일 7만7000원(8.19%)이 빠진 86만3000원까지 내려갔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6일 2960원을 기록했다. 전날 3065원으로 장을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105원(3.43%) 감소했다. 지난달 29일 312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거래일 동안 160원(5.23%)이 줄었다.

롯데칠성은 지난 6일 206만6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205만7000원으로 약세를 보이다 9000원(0.44%) 올랐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에 방문해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 해임을 시도한 지난달 27일 222만9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일 동안 16만3000원이 사라진 셈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6일 6만4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전날 6만3500원보다는 3100원(4.88%) 감소했다. 지난달 27일 6만3800을 기록했으나 9거래일 동안 3400원(5.33%)이 없어졌다. 롯데관광개발도 지난 6일 1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전날 1만7300원과 비교하면 300원(1.73%) 줄었다. 지난달 27일 1만8600원보다 1600원(8.60%) 감소했다.


현대정보기술은 이날 1665원을 기록했다. 전날 1755원보다 90원(5.13%) 빠졌다. 이 회사는 지난달 3일부터 주가가 크게 치솟으며 지난 3일 1930원까지 뛰었다. 롯데그롭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 속에서 존재감이 커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현대정보기술 주식 일부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 6일 1665원으로 265원(13.73%) 떨어졌다. 전날 1755원과 비교하면 90원(5.13%) 내려갔다.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롯데케미칼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여파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63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59%나 개선됐지만 지난 4일 주가가 24만2500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31일 26만원보다 17500원(6.73%) 줄어든 금액이다.


◆지금이 매수해야 할 때

이처럼 롯데그룹주의 주가가 고꾸라진 데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또 다른 악재까지 겹친 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룹에 대한 공정위와 국세청의 정조준은 그룹의 시장 신뢰도를 더 끌어내렸다. 지난 5일 공정위가 롯데 해외 계열사 수주와 출자 현황 등에 대한 소유 실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롯데그룹주의 가치가 떨어졌다. 또 국세청은 그룹 사내 광고회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경영난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롯데그룹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계열사 대부분이 그룹 경영 방향과 달리 탄탄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판단은 긍정적인 의견을 지지한다. 특히 롯데칠성은 한국 음료업계에서 1위, 주류업계에서는 3위의 외형을 갖췄다. 증권 관계자는 “롯데칠성은 꾸준한 인지도와 수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전국 각지의 촘촘한 유통망, 우수한 재무상태가 뒷받침된다”며 “또 순하리의 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한국 주류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도 매수 의견이 따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폭 줄었다. 하지만 수익성이 극적으로 개선됐다. 원료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에틸렌 등 주요 생산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2분기 영업이익은 6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 늘어난 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는 진단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이 합쳐져 롯데케미칼이 공식 출범한 이래 최대 실적이다.

◆길어지는 경영권 분쟁

반면 롯데그룹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다분하다. ‘반(反)롯데’ 감정이 확산되면서 롯데 관련주들의 하락세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일본기업’ 이미지는 롯데기업의 국적 논란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롯데 계열사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따라서 당분간 주가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쉽사리 사그라질 분위기도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타협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측한다. 두 형제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고 타협점이 명확하지 않아 롯데로선 외부의 전방위 압박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팽팽한 힘겨루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 정상화 등에도 장고에 들어간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출국도 미루고 아버지 곁을 지키면서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집안 내부 여론 결집에 힘써 ‘반(反)신동빈’ 세력을 만들었으니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이 될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본격적으로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롯데그룹이 겪고 있는 ‘왕자의 난’이 단기간 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그룹 해체설까지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을 키우는 상황이다. 한편 증권사들은 현재 롯데그룹주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설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