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과는 지난 3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이후 9일 만이다. 지난달 29일엔 롯데그룹 보도자료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약 보름만에 세번째 대국민 사과를 한 셈이다.
◆일본 주주 축소하고 호텔롯데 상장… 비장의 카드 꺼내다
11일 오전 11시 정각. 침통한 표정의 신동빈 회장이 서울 을지로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곧바로 카메라 앞에 허리를 90도 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약 150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특히 일본의 외신 기자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이번 신 회장의 기자회견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 회장은 미리 준비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호텔롯데 IPO(기업공개) 추진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그는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겠다"며 "이를 위해 주주 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상장 시기는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았다. 신 회장은 "가까운 시기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별도로 일본 롯데홀딩스 롯데 지배구조 개선 안건을 담은 주주총회를 오는 17일 개최하기로 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순환출자 구조도 개선한다. 신 회장은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시킬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론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일에 가려진 L투자회사 실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며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서 설립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당시 돈으로도 막대한 투자 자금은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버님(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해 참여했다"며 "이 회사들은 오랜 기간 롯데호텔의 주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러다 투자 대상기업인 한국의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했고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다"며 "이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이 오늘의 L투자회사"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배당과 관련 그는 "롯데호텔은 2005년이 되어서야 배당을 실시했다"며 "지난해의 경우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 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일 통합 경영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제과는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많은 협력을 해왔다"며 "두개 회사를 완전히 분리해 협력관계를 없애는 것은 나라 경제에도 좋지 않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이처럼 '왕자의 난' 이후 거듭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소상공인 단체는 여전히 롯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고 국회에선 롯데그룹 총수 일가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정부 기관도 한·일 롯데 지분 구조를 들여다 보기 위해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家) 왕자의 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경영권 논란이 끝나지 않는 이상 롯데를 향한 비난 여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