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6일 기획재정부에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세법개정안이 연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때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나 이번 개정안은 종교소득 과세문제 등 민감한 사항을 제외하면 대부분 무리 없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ISA, 플래닝·포트폴리오가 핵심

개정안에서 언급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의 이유는 ‘저금리시대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근로자 및 자영업자의 재산형성 지원’이다. 연간 2000만원을 납입한도로 5년 유지 시 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초과분은 9%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언론들은 ‘비과세 만능통장’ 등의 표현을 써가며 도입 기대효과 및 효율적인 투자방법 등에 대해 다양한 기사를 쏟아냈다. 그동안 비과세 및 감면제도가 정책적 목표에 따라 변경 및 신설·폐지됐고 기존 재형저축 및 소장펀드 가입자격에 근로소득 제한이 있었던 데 비춰보면 이번 ISA 도입이 개인투자자에게 아주 매력적인 투자수단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특히 소득하위 40% 계층까지 저축여력이 없는 현실(통계청 2012년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을 감안할 때 중산층 근로자에게는 필수 보유계좌가 될 것이다.

2015년 세법개정안 발표하는 기획재정부. /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정책적 도입에 따른 혜택은 차치하고 실제 ISA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 정답은 플래닝(Planning)에 있다. ISA는 5년간의 의무가입기간이 있는 만큼 장기투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재무상황과 저축 여력, 자금지출시기 등에 대해 지금보다 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각종 세제혜택상품을 절세효과만 보고 가입했다가 중도해지는 물론 페널티까지 물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보라.

금융투자상품 중 어떤 상품을 ISA에 편입시켜야 절세효과를 높이는지도 중요하지만 투자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이벤트(결혼, 주택마련, 교육비지출, 은퇴, 기타 목적자금 필요 등)를 고려해 5년간 자금이 묶일 수 있는 ISA와 분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앞으로 금융회사들은 ISA와 관련 어마어마한 마케팅 및 프로모션에 비용을 쏟아 부을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무작정 한도까지 채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물론 플래닝 후 소비지출을 줄여 저축금액을 늘리려는 노력은 권장하는 바다.

플래닝 다음에 필요한 건 포트폴리오(Portfolio) 구축이다. 기본적으로 ISA 편입 금융상품은 저금리시대에 예·적금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상품에 주식매매차익이 비과세되는 국내주식형펀드보다는 매매차익이 과세되는 해외펀드 및 ELS·DLS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성과가 단순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직도 국내 투자문화는 쏠림현상이 심하다. 특정 국가 및 섹터의 투자성과가 좋으면 너나 할 것 없이 투자가 집중된다. 트렌드를 많이 탄다는 얘기다. 또 예전보다 대체투자가 활성화돼 다양한 파생결합상품이 출시됐으나 아직 다양하지 않고 특정 유형 몇가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편이다.

바쁜 일상에서 글로벌경제를 챙기고 복잡·다양해지는 금융상품을 분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때마다 유행하는 상품만으로 ISA를 채울 것인가. 개개인의 투자제약조건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금융회사와 담당직원을 찾아가라. 특히 판매 후 사후관리를 잘하는 곳을 찾아라. 판매할 때는 열과 성을 다하지만 사후관리는 소홀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ISA 도입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개인고객 관리능력에 대해 옥석이 가려질 것이다. 


◆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 확대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대주주일 경우에만 과세되는데 유가증권시장을 기준으로 지분율 2%(코스닥 4%) 또는 시가총액 50억원(코스닥 4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대주주 기준을 지분율 1%(코스닥 2%) 또는 시가총액 25억원(코스닥 2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소득세법상 금융소득은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의미하는데 유형별 포괄주의를 도입해 유사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액주주의 상장주식 매매차익, 채권 매매차익, 파생상품 양도차익 등의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과세에서 제외한다.

내년부터 코스피200 선물옵션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과세될 예정이나 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매차익은 비과세가 유지된다. 이는 경제적 실질이익이 동일해도 금융상품 종류나 투자형태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과세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따라서 금융소득과세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물론 자본시장 육성 및 활성화 차원에서는 다른 시각이지만) 주식 등에 대한 자본이득 과세가 필수적인데 대주주 판단 기준을 낮춰 과세대상 범위를 넓히는 것은 자본이득 전면과세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고 판단된다.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10년 이내에 주식매매차익을 비롯한 자본이득에 대한 전면과세가 실시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번 세법개정에 따라 큰손들은 대주주 해당 여부를 한번 더 점검해야 하며 개미투자자들도 장기적으로 주식투자로 인해 늘어날 수 있는 세 부담을 예측·관리할 필요가 대두될 것이다.

◆ 세법개정, 투자환경 판단에 중요한 잣대

실질적인 부의 증대를 위해서는 세후 실질소득 증가가 필수적인데 경제 및 자본·금융시장의 부침이 심했던 우리나라는 대내외 환경에 적합하게 조세정책도 변화무쌍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소중한 돈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수익과 직결되는 세금의 향방에 대해 절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개개인의 부 축적과 소득수준, 투자환경에 따라 영향도는 다르겠지만, 이번 2015년 세법개정안을 꼼꼼하게 뜯어보고 앞으로 본인의 자산을 보존 및 증식하는 데 기회가 될지 위협이 될지 점검해보기를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