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쏘나타(남색)와 미국산 쏘나타(빨간색)이 정면충돌하는 장면/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내수차별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사상 유래 없는 ‘자동차 정면충돌’ 실험을 실시했다.

현대차는 22일 저녁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서 아산공장에서 생산된 쏘나타 터보와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가져온 쏘나타 터보를 서로 정면충돌시키는 '카투카(Car to Car)'를 선보였다.


자동차 연구소 내 성능 시험장이 아닌 야외 공개된 장소에서 이 같은 충돌 실험을 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현대차는 실험에 공정을 기해기 위해 자동차 블로거 ‘마대빠더’로 활동 중인 이대환 씨와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가 직접 선택한 차량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서로 맞은편에서 시속 56㎞ 속도로 달려오던 2대의 쏘나타 터보 차량이 정면충돌하기까지 시간은 단 4초.

'쾅~' 하는 소리를 내며 부딧친 차량들은 파편들이 튀어 올랐고, 희뿌연 연기와 함께 쏘나타 보닛이 완전히 파손됐다. 두 차량은 육안으로 봐도 파손 부위가 비슷했다.


A필러(앞쪽 차대)는 찌그러지지 않았고 운전석에 탑승시킨 더미(실험용 인체 모형)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운전석 무릎 에어백이 오류 없이 제대로 작동했다.
/사진=현대차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필수 교수는 “차량의 안정성을 보기 위해선 3가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에이필러 파손유무와 차량의 문열림 그리고 에어백 작동이 잘 됐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두 차량 모두 에어백이 다 터졌고 승객룸을 보호하는 에이필러가 밀리지 않았다”며 “사고 후 탈출을 위해서는 도어가 잘 열리는 지도 중요한데 두 차량 모두 문이 열린다며 두 차량의 안정성의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된 테스트 결과로도 쏘나타의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은 동일한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으며, 더미의 부위별 상해 정도에 따라 승객보호 수준을 색상으로 구분하는 평가 결과에서도 두 차량 모두 우수함을 뜻하는 ‘그린 등급’을 기록했다.

영화 상영회를 찾았다 깜짝 충돌 실험을 직접 목격한 한 고객은 “사실 수출용 차량과 국내 출시 차량은 강판의 두께가 틀릴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날 충돌 실험을 보니까 그동안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쏘나타는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최고의 안전차량(Top Safty Pick)에 선정되는 등 우수한 안전성을 인정받았으나, 일각에서는 ‘국내 판매 모델과 수출용 모델에 차이가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로 영화 상영회에 모인 300명의 쏘나타 오너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즉석 설문에서도 74%의 고객이 ‘차이가 있을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충돌 실험은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정밀한 세팅이 가능한 실험실도 아닌 야외에서, 벽이 아닌 차와 차 끼리의 충돌을 고객과 언론 앞에서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위험 부담이 상당하다.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모험을 감행했고,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수입차의 맹추격에 쫓기는 현 상황에 대한 절박함이 이번 이벤트를 실시하게 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이번 실험으로 고객들의 오해가 다소나마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위험 부담이 컸지만 진정성을 바탕으로 이를 감수했다”고 말했다.

곽진 본부장은 이어 “고객들의 오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부서를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오해에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충돌 실험에는 2.0 터보 엔진이 장착된 아산 공장 생산 2.0터보 GDi 스마트와 미국 앨러배마에서 생산된 스포츠 2.0T가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