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DB


대기업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재계가 동참하는 모양새다. 


최근 재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상위 3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 계열사 378곳 중 절반에 가까운 46.8%(177개)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대기업들이 최근까지 임금피크제 도입 발표에 나선 만큼 8월말 기준으로 본다면 이미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예측된다.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공무원과 일반 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2001년부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사회문제로 불거진 50대 이상 고령층의 실업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기업 측면에서도 인건비 부담을 덜고 한 직종에서 평생을 보낸 고령층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임금수준을 하락시키는 편법으로 작용하거나 공기업의 경우 노령자 구제수단의 일환으로 악용될 수 있는 단점도 지녔다.


현재 삼성과 현대자동차, SK그룹, 포스코, 롯데그룹,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노사협의회를 진행중이거나 마무리한 상태다.

롯데그룹은 지난 27일 전 계열사에서 '60세 정년'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1일부터 본격 도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그간 계열사별로 차이를 보였던 정년(55세, 57세, 58세)이 모두 60세로 연장된다. 각 계열사별로 연장되는 기간에 따라 임금을 매년 전년 대비 평균 10% 수준으로 줄이되 직무 및 직책을 감안해 감소폭을 조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내년부터 전 계열사 직원 15만명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 오는 2018년까지 3년 동안 해외 인턴십, 임금피크제 도입과 병행한 추가 채용 등을 통해 3만6000명, 2020년까지 6만명을 채용키로 했다. 연평균 채용 인원은 국내외 인턴을 포함해 약 1만2000명으로 연초 현대차그룹이 발표했던 올해 채용계획 9500명과 비교할 때 25% 늘어난 숫자다.

SK그룹도 임금피크제 전면 도입을 선언했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데 이어 나머지 계열사들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그룹은 지난해 모든 계열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결정했고, 포스코와 LG그룹도 최근 임금피크제를 적용키로 합의했다. 


한편 이런 분위기 속에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 정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사정 4자 대표자 회의를 열고 노동 시장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임금피크제와 관련 별도의 특위를 구성,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노동시간 특례업종 제도개선, 안전생명과 관련된 업무 정규직 고용 등 산별의 현안에 대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