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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느냐 뺏기느냐’. 국내 저가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저가항공사마다 신규 취항 노선을 확대하고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대형 항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초 신규업체까지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치열한 경쟁 속 놀라운 성장
그동안 저가항공사들은 과다한 경쟁과 함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지난 2013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저가항공사, 한성항공은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이후 등장한 저가항공사 5곳(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은 지난해 국내선 승객의 반 이상을 수송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하며 점유율을 높여왔다.
국내 제주항공 등 5개 저가항공사들의 올해 1월~9월 운송여객수는 지난해(2043만명)보다 22.6% 증가한 2505만명으로 늘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같은 국내 대형항공사의 이용객이 2141만명에서 2191만명으로 2.3%증가한데 반해, 저가항공사는 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운항편수도 대형항공사는 감소하는 반면 저가항공사는 이보다 늘었다. 대형항공사의 운항편수는 15만2544편에서 15만419편으로 감소했고 저가항공사는 13만편에서 15만편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저가항공사의 이러한 성장세는 공격적이고 다양한 노선확보와 저비용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등을 꼽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차지했던 괌이나 사이판 노선은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취항하면서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했다. 또 일본 오키나와의 경우 2012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취항했지만 최근에는 제주항공 등 모두 5개 항공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괌 노선은 지난 2009년 22만여명에 불과했던 이용객이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더해지면서 9월말 기준 50여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진에어는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3대를 도입했고, 올해 중 3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러면 항공기 보유 대수가 19대로 늘어난다.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 역시 이달 초 항공기 1대를 추가 도입하면서 각각 13대와 15대를 보유하게 됐다. 또, 제주항공은 연말까지 2대를 추가로 더 도입할 예정으로 보유 항공기는 총 22대로 늘어나게 된다.
◆ ‘5’에서 ‘6’으로 재편되는 LCC
하지만 이들의 싸움은 내년부터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저가항공사 에어서울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류광희 전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데 이어 4월 정식 법인을 설립했다. 이달 들어서는 신규 사내이사와 감사를 선임해 이사진 진용을 갖췄고,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아 150억 원의 종잣돈도 마련했다. 지난 10월 19일에는 국토부 항공산업과에 사업면허 신청서를 제출하며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처럼 내년부터 에어서울의 가세로 국내 저가항공사 업계는 6개사 경쟁 구도로 확대 될 전망이다. 기존에 있던 제주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에 이어 에어서울이 가세한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시장 포화를 우려하며 에어서울의 출범을 반기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국토교통부에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 다른 저가항공사 설립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이 과열된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에어서울 출범소식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은 전혀 변화가 없다”며 “현재 외항사들의 국내 진출도 그렇고 대형 항공사들이 계속 이렇게 저가항공사들을 출범하면 그렇지 않은 저가항공사들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항공사들이 자신들의 경영 효율성을 위해 저수익 노선을 저비용항공사로 분리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대형항공사들의 독과점 체제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LCC는 지금 조종사 영입 전쟁중
이처럼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으로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항공업계에는 인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조종사(기장) 영입이 가장 큰 문제다. 내부적으로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중국발 조종사 빼가기가 심화되면서 저비용항공사들 간의 웃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올해부터 5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장들을 영입했다. 티웨이항공이 영입에 성공하면서 이스타항공도 3000만원을 제시해 영입전에 가세했다.
대상은 정년을 앞둔 기장들이다. 정년 4~5년을 앞두고 5000만원의 웃돈까지 챙길 수 있는데다 정년 후에는 신입 부기장들의 교육훈련을 담당할 수 있어 이직을 고려하는 조종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임금이 지속적으로 동결되면서 이직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기장 승급을 앞둔 부기장(다이렉트 기장) 채용에 적극적이다. 경력이 많은 부기장들을 영입해 기장으로 교육한 뒤 활동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티웨이나 이스타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셈이다.
이같은 조종사 부족사태는 항공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어서다.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항공기 도입대수도 늘렸다. 하지만 운영 인력이 제때 배출되지 않으면서 치열한 영입전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조종사 2000명을 양성한다는 방침 아래 한국공항공사 공사법을 개정해 조종사를 양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한국항공진흥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만 시간 이상 비행시간을 갖춘 조종사에게 발급되는 운송용 조종사 면장은 총 2864명에게 발급(2005~2014)됐다. 10년간 한 해 평균 286명 수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455명의 조종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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