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시장의 절대강자 골프존을 추격하는 후발업체들의 엔진소리가 우렁차다. 마음골프와 지스윙, SG그룹 등이 스크린골프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가속페달을 밟은 것. 지난 2012년 90%가 넘었던 골프존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70%대로 떨어졌다. 골프존을 따라잡으려는 후발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스크린골프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시장쟁탈을 위한 업체들의 본격적인 레이싱이 시작됐다.

◆스크린골프사업 ‘재시동’


스크린골프의 시초는 1990년대 초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시뮬레이션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전해진다. 초창기 골프 시뮬레이션시스템들은 골프클럽제조사 등이 자사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비거리 및 탄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으로 개발됐다.

국내에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크린골프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0년 5월 서울 잠실에 문을 연 삼전골프아카데미에 스크린골프장이 마련됐다. 물론 시스템 측면에서는 현재보다 뒤떨어졌다. 대형화면에 보이는 골프코스를 향해 골프공을 치면 낙하지점과 함께 나머지 거리를 알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하나로스크린골프. /사진=머니투데이DB

후 몇몇 스크린골프업체가 나타났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1990년대 초반 국내에는 스크린골프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었다. 외국에서 비싼 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고 고장 시 부품수급, 사후관리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스크린골프는 시장에서 외면받는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한동안 꺼졌던 스크린골프의 시동이 다시 걸린 건 1990년대 후반이다.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전기·전자·3D그래픽 구현기술 등 골프 시뮬레이션시스템에 필요한 요소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골프유저에게 외면받았던 스크린골프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부터다.

◆시장의 절대강자 ‘골프존’


골프존이 등장하면서 국내 골프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골프존은 지난 2000년 11월 대전 대덕단지 카이스트의 창업보육센터에서 ‘IT와 골프를 접목한다’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다른 스크린골프업체와 비슷하게 경쟁했다. 하지만 꾸준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센서의 정확성을 높이면서 골프팬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또 골프존은 커뮤니티를 통해 매달 전국 단위의 온라인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마케팅전략을 펼치며 직장인과 동호회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지난 2012년 골프존은 9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로 질주했다. 골프존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소프트웨어적인 재미요소 때문이다. 초기에는 홀컵을 실제보다 크게 만들어 스코어가 좋게 나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골프입문자의 진입장벽을 낮춰 대중화를 이끄는 계기가 됐다.

대중 사이에서 스크린골프가 점차 자리를 잡자 큰 사이즈의 홀컵을 버렸다. 실제 골프장을 찾아 360도 사진촬영을 하고 레이저장비로 지형을 스캔해 CC의 현실감을 높였다. 또 ‘3DS max’ 프로그램을 통해 그린 미니맵을 구현하고 나스모 스윙모션, 홀인원이벤트, 풍선이벤트 등도 개발했다.


이후에도 연구개발(R&D) 투자는 계속됐다. 적외선·고속카메라 기반 첨단 센싱기술, 실제 골프코스와 같은 시각적 효과를 구현하는 3D그래픽기술, 동작인식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만족도를 끊임없이 높였다. 골프존은 지난해 매출 4300억원, 영업이익 1060억원을 달성했다.

◆골프존 추격하는 후발업체들

스크린골프시장을 독점하던 골프존의 질주는 계속될까.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먼저 지난 2012년 설립된 마음골프가 눈에 띈다. 마음골프는 3년 만에 900여곳에 3000대 이상의 스크린골프장비를 판매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스크린골프브랜드 ‘티업비전’으로 올해 시장점유율 11%를 넘겼다.

마음골프는 NHN 출신 개발진의 참여로 시스템 개발이 이뤄졌다. 그 결과물로 온라인게임 개발 노하우에 스크린골프 플랫폼을 접목한 시스템을 내놨다. 티오프에는 국내 스크린골프 최초로 캐디시스템이 도입됐다. 네트워크기능도 적용돼 전국 이용자 간의 실시간 대전이 가능하다. 마음골프는 스크린골프시장의 포화 우려 속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골프존 장비의 교체수요를 파고들며 판매량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골프존의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받았던 지스윙도 점차 자리 잡는 분위기다. 지난 8월 지스윙은 1년 만에 300개 매장, 850대의 기기를 판매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골프존의 독점구조에서 후발업체가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지스윙은 기존 스크린골프와 달리 구질과 거리감 등을 필드와 가깝게 구현했다. 시장에서도 지스윙은 실제와 흡사한 거리감과 드로우, 페이드, 탁월한 구질 등 차별화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게임업체인 스마일게이트의 계열사로 편입된 지스윙은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비즈니스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생활정보지 <가로수>가 모태인 SG그룹도 지난 4월 자체 개발한 스크린골프브랜드 ‘더 스크린 SG골프’ 1호 직영점을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SG그룹은 지난해 골프시뮬레이션업체를 인수하는 등 1년 동안 스크린골프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SG그룹의 신규시장진출은 그동안 시장을 독점해온 골프존과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신규플레이어의 등장을 의미한다. 그동안 자금력이 충분치 않아 사실상 골프존과의 경쟁구도를 형성하지 못했던 업체가 많았다. SG그룹은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상장사 SG세계물산을 비롯한 2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 전체 연 매출이 1조원을 넘는다.

스크린골프시장 규모는 현재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스크린골프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후발업체들의 질주가 기존 골프존의 독점구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