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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기로 하면서 영세자영업자들은 조금이나마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대신 수익이 줄어드는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다양한 혜택과 부가서비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들은 이익이 줄어들고 줄어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제공하던 서비스를 축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고객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2012년 카드 수수료율 인하 때 카드사들은 각종 부가서비스혜택을 크게 줄인 전례가 있다.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한 시각은 금융당국과 업계간에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자영업자의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정부의 수수료 인하 근거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카드수수료 인하가 소비자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장 내년부터 카드업계의 연 매출이 6700억원 줄어들지만 이를 상쇄할 대안이 마땅치 않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그동안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카드사 “비용절감 위한 방안 검토”
새누리당과 정부는 지난 2일 당정협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전국 238만개(전체 가맹점의 97%)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해 영세가맹점의 비용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수수료율은 1.5%에서 0.8%로, 연매출 2~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수수료율은 2.0%에서 1.3%로 인하돼 각각 단일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영세가맹점의 경우 연간 최대 140만원, 중소가맹점은 210만원의 수수료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연매출 10억원 이하인 일반가맹점에 신용카드수수료율이 평균 1.9%가 적용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는 평균 2.2%에서 0.3%포인트 감소되는 수치다.
금융위는 이번 카드수수료율 인하정책이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친서민정책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측은 “가맹점의 수수료부담액이 연간 약 6700억원(영세·중소가맹점 4800억원, 일반가맹점 1900억원)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수수료 인하는 서민층 비용부담을 큰 폭으로 완화하고 중·대형가맹점보다 마케팅 활동의 혜택이 적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로 전체 가맹점의 97%인 약 238만개 가맹점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비용절감에 대한 부담은 카드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전체 수익의 절반가량을 가맹점수수료에 의지하는 카드업계로서는 수익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가 예상하는 수수료 부담액 감소분 6700억원은 올 상반기(1~6월) 8개 전체 카드사의 당기순이익(1조877억원)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당기순이익의 30%가 넘는 금액이다.
◆소비자 혜택 축소 우려
카드사들은 표면적으로 당장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부가서비스 혜택축소를 고려하는 분위기다. 수익원이 줄어들면 기존의 부가서비스를 없애거나 포인트 적립, 이벤트 할인 등의 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기에 카드론·현금서비스 등의 금리인상이 고려될 경우 소비자의 부담은 더 커진다.
A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의 가장 큰 수입원은 수수료”라며 “전체수수료 수익 중 6700억원이 감소하면 당장 기업활동이 위축된다”며 “제휴가맹점 할인, 포인트 적립, 무료입장서비스 등의 마케팅비용 절감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2012년에는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수수료 감소분을 만회했지만 이번에는 수수료율이 0.7%포인트나 인하돼 어떤 전략으로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다만 섣부르게 연회비를 올리거나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면 고객 이탈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C카드사 관계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서비스부터 줄일 수 있다”며 그 예로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과 상관없는 이벤트 등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카드사의 두번째 수익원은 대출서비스인데 수수료에서 수익감소가 발생하면 다음 수익원인 대출에서 수익을 늘리는 게 기업의 생계원리”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의 피해자는 카드사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카드수수료와 같은 가격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라고 평가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여신전문업법 개정으로 3년마다 금융위가 수수료율을 정할 수 있지만 정부가 수수료율을 강제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가격 결정구조는 시장경쟁을 통해 자연스레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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