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기댈 곳은 13억명 인구밖에 없다? 중국 경제를 살릴 기대주로 ‘신인구 보너스’가 뜨고 있다. 인구 보너스란 경제활동인구 비율을 확 끌어 올려 노동력을 키우는 한편 경제 성장까지 이끄는 인구 확대 정책을 말한다. 사실 중국은 인구만큼은 아쉬울 것이 없었다. ‘1부모 1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도입한 1980년부터 35년간 인구 보너스에는 목말라 하지 않았다. 워낙 인구 대국이다보니 산아제한을 해도 인구 보너스 효과가 두둑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달 말 끝난 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 전회)에서 공산당은 35년 산아제한 정책에 종지부를 찍었다.

◆ 성장률 6.5%로 하락, 경제 살릴 구심점 절실

뒤집어보면 중국 경제에 그만큼 빨간 불이 켜졌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3두 마차’로 불렸던 수출·투자·내수가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은 이제 ‘바오치(성장률 7% 유지)’도 힘들어졌다. 당장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내년 이후 2020년까지 경제 정책 청사진을 담은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의 성장률 목표치를 ‘최소 6.5% 이상’으로 또 낮춰 잡았다. 한 때 10%를 훨씬 웃돌던 중국 성장률이 이렇게 빨리 이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중국 지도자 집단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까. 고심 끝에 5중 전회는 1가구 2자녀 허용 정책을 과감하게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이미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013년 3중 전회 당시 ‘단두얼하이(부모 중 1명이 독자일 경우 2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정책)’를 시범 도입하며 전면적인 1가구 2자녀 허용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왔다. 여기에는 ‘고령화’라는 전 세계 경제의 자충수에서 중국 또한 자유롭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중국은 이미 2014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15%를 넘었고, 14세 이하 인구는 전 세계 평균치를 훨씬 밑돌고 있다. 중국의 0~14세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16.6%(2010년 기준)에 그쳐 심각한 저출산에 직면해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2035년 노인 인구가 4억명을 넘으며 경제 활동 인구가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곳곳서 저출산 후유증… 일본 '잃어버린 20년' 판박이?

중국의 농촌 인구 실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 같은 고령화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중국 지린성 통고우의 한 농촌 마을에는 134개 가정에서 주민 415명이 산다. 이중 60세 이상 인구는 96명(23%)에 달한다. 반면 18세 이하 인구는 32명으로 단 7.7%다.

이 같은 인구 불균형은 이제 농촌뿐 아니라 중국의 3~4선 도시까지 치고 올라왔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중국 인구 통계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출생한 이른바 ‘빠링호우(80년대생)’는 2억2800만명, ‘지우링호우(90년대생)’는 1억7500만명, ‘링링호우(2000년대생)’는 1억4600만명에 불과하다. 최근 20년간 35.9%나 출생 인구가 급감한 것이다.


이렇다보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1998년 초등학교 재학생이 감소세로 반전된 이래 초등학생은 1997년 2500만명에서 2014년 1658만명으로 급감했다. 2004년부터는 중학생도 한꺼번에 줄어 한 때 2260만명이 넘던 중학생수는 2014년 1448만명에 그쳤다.

이 같은 어린 세대의 급감은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닮고 있다는 평가다. 2005년 이미 인구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난 일본은 결국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저성장 늪에서 아직까지 허덕이고 있다. 일본 학계는 일본 경제의 이 같은 부진을 부른 최대 이유를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보고 있다.

◆ 성장률 0.5%p 높일 비책, 교육·식품·부동산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전격적으로 1가구 2자녀 정책을 도입해 내년 이후부터는 정책의 순기능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육아·출산·식품·교육 부동산 분야에서 새 활기가 돌 수 있다.

이미 중국 분유업체 야스리는 11억 위안을 투자해 뉴질랜드 공장을 가동했고, 중국 유아식 전문업체 베이인메이도 호주 폰테라 계열 공장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앞으로 중국에서는 영유아 대상 식품업체들의 미래를 노린 투자가 잇따를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도 다시 꿈틀거릴 수 있다. 이전까지 수요가 높았던 방 2개짜리 주택 대신 방 3개 이상 주택 수요가 급증하며 중대형 평형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2자녀 허용과 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호텔업계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여행예약 사이트 씨트립에 따르면 중국 주요 호텔들은 앞으로 최대 3개의 침대가 들어간 객실을 앞다퉈 늘릴 것으로 보인다. 2자녀 정책으로 4인 가족 여행이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 2자녀 허용, 젊은 부부에 과연 통할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내년 이후 2029년까지 중국 총인구가 14억5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경제활동인구도 3000만명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매년 300만명의 아이가 이 정책 수혜로 더 태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는 중국 경제성장률을 최소 0.5%p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6.5% 성장률 상황에서 이만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도 드물다.

그러나 문제는 젊은 부부들의 선택이다. 중국은 육아비용이 워낙 높은데다 육아시설이나 출산 휴가 같은 관련 제도도 충분하지 않다. 이 때문에 젊은 부부일수록 굳이 2자녀 출산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높다. 실제 2013년 부부 중 1명이 독자인 경우 2자녀를 허용한 단두얼하이 정책에서도 전국 1100만쌍이 조건에 부합했지만 실제 2자녀 출산 신청은 단 176만쌍(16%)에 그쳤다. 고령화와 저출산을 넘어 중국 경제가 신인구 보너스로 새로운 활력을 찾을 지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