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위크 DB
국내 증권사들이 다시 한번 해외진출 카드를 꺼냈다. 이번에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세계 4위(2억5000만명)로 동남아 경제권을 형성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국내총생산(GDP)이 동남아국가연합 GDP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이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외법인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타난 일부 증권사들의 해외진출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엔 인도네시아!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160억원으로 알려졌다. 주식거래를 비롯해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증권 발행 업무자격을 갖추고 있어 신한금융투자도 주식거래 중개업무 외에 투자은행(IB) 영역까지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도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 인수를 모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현지에 법인이 아닌 사무소를 설립했다. 국내에서 파견된 사무소장 1명과 현지인 1명으로 구성됐다. 1년 동안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분석하면서 본격적인 진출 기회를 노렸다. 그 결과 자체 기반 마련보다는 현지 증권사 인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인도네시아시장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사례가 많아서다.

◆철수+축소하는 마당에 진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런던법인을 폐쇄했다. 현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2013년 런던법인을 철수시켰다.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며 금융상품을 개발해 현지에서 판매하겠다는 포부로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NH투자증권은 싱가포르법인도 정리 중이다. 싱가포르는 선진 금융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NH투자증권을 비롯한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싱가포르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들이 거둔 실적은 120만달러 적자다.

하나금융투자도 홍콩법인을 청산했다. 키움증권 역시 중국에서 운영하던 투자자문사 문을 닫았다. 국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로 나섰지만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지점을 닫거나 축소를 계획하는 증권사들이 있다”며 “이들 증권사는 수익성이 낮은데 굳이 해외지점을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철수나 축소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가운에 일부 증권사들의 인도네시아 진출 소식이 전해져 주목 받고 있다”며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120여개 증권사가 있고 규모는 국내 증권사 수의 2배에 달하는데 90여개사가 시장점유율(브로커지리 약정) 1% 미만이고 하위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 및 생존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적 부담 안고 해외로 강행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의 지점 수까지 줄이는 상황에서 실적부담을 안고 해외진출을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국내 증권사 8곳의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지점 수는 646개로 지난해 682개보다 36곳(5.28%) 줄었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지난해와 올해 합병을 실시해 집계에서 제외했다.

국내 증권사의 국내 지점 수 감소는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로 진행된 지점 통폐합과 더불어 모바일 거래 증가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지점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MTS 거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년 3월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거래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거래’가 실시되면 무선거래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