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12억8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대기업의 이런 행태를 폭넓게 제재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시행 이후 첫 적발 사례다.


16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현대증권과 현대로지스틱스, 현정은 회장 일가가 소유한 HST, 쓰리비 등 4개 회사에 과징금 12억8500만원을 부과했다. 또 현대로지스틱스는 검찰 고발했다.

HST는 현대증권의 PC와 모니터 등을 유지·보수 회사다. 현대증권은 제록스에서 복사기 한 대당 매달 16만8000원에 빌렸지만 2012년부터 HST를 통해 빌리며 10%를 얹어 18만7000원을 지불해왔다. 현대증권은 이런 방식으로 HST에 4억6000만원에 달하는 거래를 몰아줬다.


또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는 기존 운송장 공급업체와의 계약을 끊고, 직원 2명에 불과한 쓰리비라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동종업계 평균(40원)보다 높은 금액(55~60원)에 운송장을 사들이며 3년간 56억원에 달하는 일감을 몰아줬다.


업계에선 업계 질서를 흐리는 행위를 질타하며 제재가 다른 대기업으로 이어질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가 없었다면 생존이 어려운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며 성장했다”면서 “한진·하이트진로·한화·CJ에 대한 조사결과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고 전했다.